[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066570)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든든한 TV사업 부문이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4분기 실적 회복의 분수령으로 지목된 휴대전화 부문은 야심작이었던 '옵티머스G'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회복의 시그널을 재차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23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130억원인 것으로 집계돼, 지난 3분기에 이어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감소한 13조64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LG전자의 핵심 사업부로 자리한 HE 사업부는 대내외 불황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수요가 극심히 줄면서 TV 시장은 올 상반기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현상을 나타냈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LG전자의 TV 사업은 높은 인지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건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LG전자 LCD TV 판매량을 850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3분기 649만대에 비해 200만대 가량 늘어난 규모로, 미국 최대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모델과 3D TV 등이 판매량을 견인한다는 설명이다.
KDB 대우증권은 3D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면서 HE 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추세는 이어져 내년에는 3.3%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대내외 경기 상황이 여전히 바닥권을 맴돌면서 TV 제조사들은 기존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때문에 정체된 시장의 돌파구로 판매단가(ASP)가 높은 대형TV 부문에서 판매를 더욱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을 주력으로 하는 MC 사업부는 3분기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신호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G폰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4분기 실적이)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등 옵티머스G는 출시 전부터 '회장님폰'이라는 애칭이 붙으며 올 4분기 실적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혹했다. 결국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800만대~830만대로 예상하고, 이 가운데 '옵티머스G'가 100만대 정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옵티머스G의 판매량은 당초 시장 기대치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다. 갤럭시S3가 17만원에 날개 돋힌 듯 팔리며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직후라 제값 내고 살 소비자는 없었다. 게다가 갤럭시노트2와 아이폰5라는 검증된 대작들이 뒤따르며 대기 수요를 가로챘다. 빗나간 출시 타이밍으로 옵티머스G는 현재 일일 판매량 1000대를 근근히 넘기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옵티머스G와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4' 등의 잇단 출시로 LG전자가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내년에는 완연한 회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들이 과거 구글의 레퍼런스폰을 출시하며 도약했다는 점에서 LG전자가 넥서스4를 출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를 동시에 채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보다 많은 이들이 접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사업부들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창출해주고 있는 만큼 휴대전화 사업 부문의 회복이 관건"이라면서 "내년 예상 스마트폰 판매량 4000만대, 시장점유율 4.8%, 매출액 12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면 MC사업부에서 4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AE 사업부는 계절적 영향으로 33억원의 적자가 예상됐고, HA 사업부는 9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KDB 대우증권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HA와 AE 사업부는 연간으로 각각 5500억원, 15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는 TV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고, 휴대폰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도 우호적인 점을 감안하면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