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쇼핑시즌의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의 판매 성적이 기대를 웃돌면서 미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3일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쇼핑 시즌으로 이 기간 소매업체 매출이 연간 판매량의 25~40%에 달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올해에는 소매업체들이 앞 다퉈 세일 상품을 조기에 내놓는 등 판매 경쟁을 벌인 가운데 매출 역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美소비자 지갑 열었다..월마트 매출 사상 최고
25일(현지시간) 전국소매연맹(NRF)에 따르면 지난 22일 추수감사절부터 25일까지 나흘간 2억4700만명의 소비자가 소매업체나 온라인 사이트를 방문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매업체 매출은 591억달러로 전년대비 12.8% 증가했으며 1인당 지출액은 423달러로 같은 기간 398달러에서 9% 가량 늘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사상 최고였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전 목요일 오후 8시부터 그날 자정까지 초당 5000개의 상품을 판매했다.
또 다른 소매업체인 시어스홀딩스의 브라이언 하노버 대변인은 "블랙프라이데이 전 판매가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객들이 쇼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샤이 NRF회장도 "소비자들이 이전에 비해 더 비싼 상품을 구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올해 연말 쇼핑 시즌 실적이 2008년 이후 가장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온라인 매출 사상 첫 10억 달러 돌파..모바일 거래↑
이번 소비 시즌의 특징은 온라인 매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서치기관 콤스코어는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10억400만 달러로 전년 8억1600만달러에 비해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폰 등 모바일 거래 증가에 힘입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은 아마존 닷컴으로 2800만명이 방문했으며 이어 월마트스터, 베스트바이, 타겟, 애플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다.
주요 외신은 "온라인거래는 소비자들의 편의성, 광범위한 선택 등을 배경으로 오프라인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 폰 등 모바일 거래 증가가 온라인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BM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거래 비중은 소매 웹사이트 방문자의 26%, 구매의 16%를 차지해 1년 전 기록한 18%, 10%를 각각 크게 웃돌았다.
제이 헨더슨 IBM스마터커머스이사는 "올해 연말 연휴 시즌을 쇼핑객들이 소비를 고대하고 있었고 온·오프라인 소매업체들도 이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美 소비지표 개선세 '뚜렷'..재정절벽이 '변수'
연말 연휴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이미 그동안 발표된 경제지표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중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0.6%를 상회한 것이며 증가율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스캇 브라운 레이몬드제임스앤 어소시에이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가계 재무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차량 구매 등 지연된 수요까지 겹쳐 소비 회복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재정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소비심리가 꺾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11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톰슨로이터&미시간대)는 82.7을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84.5를 크게 하회했으며 잠정치 84.9보다 낮았다.
허리케인 '샌디' 여파도 있지만 재정절벽 우려로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 소매업체 연휴 매출의 40%가 크리스마스 전 열흘 동안 집중된다는 점에서 협상 해결 시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콥 오비나 RBC 캐피털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최근 재정절벽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재정절벽 우려가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