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증권업계가 정부의 콜차입 규제에 대한 대안으로 하반기 들어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3분기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1조5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한 분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지난해 전체의 1조2477억원보다 3300억여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상반기 발행규모가 51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들어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5월부터 증권사들의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월평균 콜머니(금융사간 단기 차입자금) 잔액한도를 자기자본의 25%로 규제하고 올해 6월말까지 초과분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초과분을 줄여나가도록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증권사들이 콜머니 대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 확대에 나섰다.
콜머니 규제에 대한 유예기간이 끝난 7월이후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크게 늘어 총 1조75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대우증권(006800)이 총 3000억원의 선순위 채권을 발행하며 가장 많은 회사채를 내놨고, 한국투자증권도 두 차례에 걸쳐 27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그 뒤를 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낮은 금리상황이 지속된데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콜머니 규제로 인해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안적 투자재원 마련 수단으로 CP나 회사채로 눈을 돌린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증권사들이 직접 공모에 나서 투자자 모집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직접공모에 나섰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들어오게되면 수요예측을 통한 적용 금리도 당초 예측과 달라질 수 있는데다, 조달 기간마저 길어지게 된다"며 "회사내 IB 하우스를 통한 직접 공모 방식을 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증권사 최초로 7년물 장기채 발행에 성공한 대우증권은 "업계 최초의 장기물 발행 성공은 시장 지위와 신용도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나타낸다"고 설명하며 이후 신용 등급에 따른 증권업계의 장기자금 조달 여건의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편, 하반기 회사채 발행에 주력했던 증권사들 대부분은 "지속적인 영업확대와 위험인수 등에 대비해 중장기적인 성장기반 마련하기 위해 후순위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이라며 "이후 시장상황변화에 따라 발행을 조정하겠지만 글로벌 이슈의 변수가 많아 당분간 추가적인 발행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