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실리콘이 28일 만기가 도래한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하고 1차 부도처리됐다.
회사는 이와 동시에 서울중앙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실리콘은 지난 2010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연 32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5월 1만1500톤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하며 총 1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연 7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웅진폴리실리콘을 제치고 업계 1위
OCI(010060)에 이은 2위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태양광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것이 화근이 됐다.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S-Oil(010950)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2650억원을 투자받고, 1년 기한의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통해 3000억원을 차입하는 등 총 4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제2공장 공사 잔금 등을 치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실리콘에 따르면 7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자체적인 현금창출로 확보하는 안, 증설 공장을 담보로 기존 3000억원의 공동대출을 40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 올해 안에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강구했다.
하지만 태양광 업황 침체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kg 당 20달러 이하까지 급락하면서 이들 방안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 주주사인 수성기술로부터 200억원(전환사채)을 수혈받은 가운데 S-Oil과 은행권에서도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역시 거절당했다.
한국실리콘은 동절기 높은 전기요금과 원가 상승 등 현금확보와 공정개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실리콘 관계자는 "내년 초 판매가격이 10%만 회복하더라도 매월 일정수준의 현금 창출이 가능해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며 회생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실리콘의 회생절차 개시신청(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한국실리콘에 대한 채권은 동결되고, 이후 회생수순에 따라 변제된다.
통상 개시신청 2주일 후 법원은 개시결정을 하고 이후 채권조사, 채권단 동의 등 절차를 거쳐 회생계획이 인가되며 회생계획에 따라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