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고가 의자? 인테리어업자 증언 화제

입력 : 2012-11-29 오전 11:55:52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문재인 의자’가 화제다.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다. 문 후보의 TV광고에 등장한 의자는 실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임스 라운지 체어’다. 이런 사실이 누리꾼들 입방아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서민후보’라는 이미지에 일정 부분 타격이 가해졌다. “말로만 서민과 민생을 말하는 기존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과 캠프, 급기야 문 후보 부인이 직접 해명에 나설 정도로 논란은 뜨거웠다. 이런 가운데 한 중소 인테리어 업자의 반론 증언이 나와 화제다.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카페)에 해당 글이 옮겨졌다. 해당 글을 통해 전해진 문 후보의 삶은 검소하고 소박했다.
 
자신을 “주방가구(싱크대)를 팔아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 사람은 “문 후보와 관련해 소파 이야기가 나와서 본의 아니게 몇 자 적는다”고 글의 게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략 7년 전쯤으로 기억한다”며 “거래처 사장으로부터 평창동 현장을 보고 견적 좀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진 글의 전문이다.
 
“거래처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청와대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는 분이시니 실수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생각하길 '우앙. 평창동에 거주하는 청와대 고위직이면 대박이겠네...ㅋ' 하는 심정으로 기대에 부풀어서 현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다름 아닌 문 후보님 댁이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알기로는 비서실장인가, 민정수석인가, 하여튼 높은 위치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 상황을 보니 청와대 고위직에 계시는 분이 사는 집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검소하게 인테리어를 했더군요.”
 
“저는 주부들이 주로 사용하는 주방가구 특성상 사모님(문 후보 부인 김정숙씨를 지칭)과 댁에 설치될 주방에 대해서 장시간에 거쳐서 상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고위층에 있는 사모님들을 상담했던 편견이 있었습니다. 왠지 저같이 영업하는 사람들을 아래로 보는듯한 말투, 항상 거만한 모습들, 땅 투기나 일삼는 복부인 스타일, 이런 것들이 제가 가지고 있던 고위층 여사님들에 대한 편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본 김 여사님은 다르시더군요. 그 정도 위치였으면 집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을 법한데, 가정부로 보이는 사람은 보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인사하자마자 그러시더군요. ‘차를 드릴까요? 아님 딴 걸로 할까요?’ 저는 그냥 ‘커피가 좋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직접 물을 끓여서 커피를 타 주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저에게 하는 말이 ‘일하시면서 커피 자주 드실 텐데, 너무 자주 드시면 건강에 해로워요. 커피 말고 다른 차도 있는데’그러시더군요. 사소한 거였지만 배려심이 아주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주방가구에 대한 상담을 하는데,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선택하신 싱크대가 주로 20~30평대에 설치되는 저가형 모델이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사모님께서 선택하신 제품은 20평대 아파트에 주로 설치되는 모델입니다. 좀 더 윗 그레이드로 하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그랬더니 샘플을 보시더니 그러시더군요. ‘저도 비싸고 좋은 걸로 하고 싶지만 이 정도 품질이면 저가제품도 괜찮은 거 같네요. 그리고 남편이 비싼 제품으로 하는 걸 원치 않으세요.’ 저는 일시적으로 약간 실망을 했죠. 고가 제품을 할 줄 알았는데. 정말이지 검소함이 몸에 배신 분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방가구와 별개로 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당시에도 경제 상황이 좋질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에 비하면 당시는 엄청나게 좋았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요새 경기가 별로 좋질 못합니다’라고 엄살을 좀 부렸습니다. 그랬더니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게 다들 자기들과 같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러면서 ‘장사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라면서 위로를 해주시더군요.”
 
“김 여사님으로 인해 저는 사회 고위층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사회의 고위직들이 부패할 때로 부패한 줄만 알았는데, 김 여사님같이 검소하신 분들도 계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긴 했습니다. 문 후보님도 그때 뵀었는데 아직도 저에게 했던 인사말이 귓가에 맴도네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잘 좀 해주세요.’ 그 외엔 별말씀 없으셨어요. 문 후보님, 김 여사님.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문 후보님 댁에 싱크대 설치했다고 자랑질 좀 할 수 있게 파이팅 해주세요.”
 
앞서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씨는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선후보 TV광고에 나온 의자 논란, 마음이 아픕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됐던 소파를 아는 분이 땡처리로 싸게 샀고, 나중에 그걸 제가 50만원에 산 중고입니다. 아껴 살림하느라 남의 중고 산 건데, 이런 것까지 다 밝혀야 하니 눈물이 납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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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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