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글로벌 제조업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경기가 개선되며 확장국면으로 돌아섰지만 미국 제조업 경기는 다시 위축되고 있고, 유로존 제조업 경기도 꾸준한 침체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회생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중국 경기 역시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조슈아 샤피로 글로벌 경제금융 컨설팅회사인 MF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약세"라며 "미국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상태고, 유럽은 회복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호전된 제조업 또한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美 제조업경기, 3년래 최저..샌디 여파·재정절벽 위기감
3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로 전달 51.7과 시장예상치 51.3 모두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그 밑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는 고용지수가 200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48.4로 집계됐고, 신규주문지수는 50.3으로 전달의 54.2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샌디가 북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제조업체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점과 재정절벽 위기감이 맞물려 제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재정절벽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고용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제조업경기, 16개월째 위축
지난달 유로존 제조업 경기는 전달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미국 금융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11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로 전달 45.4보다 호전됐으나 여전히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수치인 50에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유럽 제조업 경기는 16개월 연속으로 위축세를 이어갔다.
유로존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지난달 제조업 PMI도 46.8로 집계되 전달의 46보다는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위축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어 마지막 분기에도 경제가 침체된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슨은 또 "미국과 아시아 경제가 더디게 회복되며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생산과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제조업경기, 13개월만에 확장국면..파급력은 '글쎄'
HSBC는 이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0.5로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선을 넘기며 경기확장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PMI도 50.6을 기록해 2개월 연속 경기 확장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업 경기가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제조업이 호전된 덕분에 JP모건이 발표하는 글로벌 제조업 PMI는 지난 10월 48.4에서 지난달 49.7로 상승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난 것과 그 영향력에 의문을 나타냈다.
필립 쇼 인베스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침체한 세계경제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우리는 내수와 관련한 수치가 조정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