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바이오산업이 걸어온지 30년이 됐네요. 먼저 지난 30년 발자취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앞서 앵커가 말했던 것 처럼 국내 바이오 역사는 1982년 유전공학연구조합이 출범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탄생을 알리게 됐습니다. 1970년에 중반 이후 서구에서 관련 분야를 공부한 학자들이 귀국하면서 활발한 연구 활동이 이뤄지는데요. 이들은 신문, 방송 등 언론을 통해 서구 선진 국가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유전공학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이어 한국바이오산업협회, 한국바이오벤처협회가 지난 2008년 11월 통합해 지금의 한국바이오협회로 새롭게 출범하게 됐습니다.
앵커: 국내 바이오산업이 본격적으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1985년 ‘유전공학육성법’이 만들어지면서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 발전과정은 80년대의 산업화 과정, 90년대의 연구개발 확충, 2000년대 바이오벤처 산업 확산 등 10년 주기로 큰 변화를 거치면서 성장했습니다. 특히 1985년 유전공학육성법이 만들어지면서 바이오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때부터 과학기술처 중심의 정부 생명 공학 연구개발 지원사업이 산업계와 학계에서 공동으로 이뤄지면서 많은 연구개발 과제와 경험 등을 축적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정부 연구소 중심으로 연구비 투자가 늘어났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문교부의 유전공학 분야에 대한 대학연구개발 지원이 크게 늘었습니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 유전공학관련 기초 학문의 연구도 큰 진전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완규 한국바이오협회 명예회장은 "협의회가 이룬 일 가운데 중요한 것은 연구조합과 협의해 만든 '유전공학육성법"이라며 "이 법이 없었다면 오늘의 생명공학 발전은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산업의 태생과 역사를 짚어봤다면, 앞으로 한국바이오산업 도전과 과제를 알아보죠. 먼저 우리 정부는 2016년 세계 7위 강국으로 우뚝서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죠.
기자: 정부도 국내 바이오경제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제2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해 생명공학분야에서 2016년 세계 7위 기술 강국으로 진입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현재 경제적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국산 바이오제품의 세계일류상품 수가 늘어나고 초기의 기능성 식품에서 치료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1999년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총 12건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고, 총 6건의 국내 개발 신약 후보물질들이 미국FDA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국내 임상시험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국내 바이오 기술을 보는 해외 인식도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자의 지속적 확대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세계 유명 저널에 게재된 국내 논문 130건 가운데 바이오관련 논문이 86건으로 약 66%를 차지했습니다. 그 숫자도 1994년에서 1997년까지 3년간 6건에 불과했으나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은 55건으로 늘어나는 등 해가 갈수록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갖춘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세계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혁신 바이오 제품으로 선진국에 진입해야 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이머징 마켓을 확보해야 하는데, 연구 인력은 넘쳐나는데 생산현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안정적인 전문인력 양성과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범정부적 지원 시스템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BT, IT, NT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 양성 제도와 현장중심 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바이오산업의 파급효과가 나날이 커지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진행되고 있죠.
기자: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제약, 바이오를 중심으로 보면 2009년 8373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약 1조7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의약, 바이오 장기, 바이오칩을 포함하는 세계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1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2009년 기준으로 세계 생명공학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57.9%, 유럽이 21.3%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20.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이르면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터키 등 국가의 경제가 크게 성장해 전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바이오경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생명과 건강 등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미 자리매김하는 것 같군요. 마지막으로 한국바이오산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짚어주시죠.
기자: 세계 각국은 바이오산업의 R&D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BT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우선 원천 기술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R&D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 R&D 시스템을 개선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글로벌 R&D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개발의 성과확산을 위한 시스템 보완도 시급합니다. 유망 바이오산업 R&D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식재산권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시장 중심의 기술개발 금융제도도 구축해야 합니다.
또 산업화 촉진을 위한 인프라 확충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비임상, 임상, 생산시설 등 실용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허가 기관의 허가 및 심사 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