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신용등급 한단계 '강등'..건설경기 침체·재무융통성 저하

입력 : 2012-12-10 오후 3:08:46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동양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동양(001520)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 부동산시장 악화로 건설경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동양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
 
10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양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이와 함께 동양의 제 252회, 254회, 256회 등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도 '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도 동양의 제 253회, 255회, 256회 등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전망 '안정적'을 제시했다.
 
이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수익성의 개선세가 불투명한데다 자체적인 재무적 융통성이 미흡하다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양은 주력 사업부문인 레미콘사업이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침체로 지난 2009년 이후 출하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올해 3월 단행된 레미콘 가격인상 효과가 출하량 감소에 따른 실적저하 요인을 상쇄하면서 레미콘부분의 영업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 2011년 9월 흡수합병된 동양매직의 플랜트 및 가전부문의 양호한 수익성에 기반해 올해 9월 개별기준 세전영업이익마진률(EBITDA 마진)은 6.5%의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가전 및 플랜트 사업부문의 추가에도 레미콘 부문의 열위한 단가 협상 지위 및 건설부문의 성과부진 등으로 수익성 개선의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판단이다.
 
건설업의 장기 침체로 향후 원가 상승ㅅ분의 레미콘 판매단가로의 이전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건설업의 장기 침체로 인해 향후 원가상승분이 레미콘 판매단가로의 이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행중인 주택사업장 가운데 분양성과가 부진한 사업장이 존재해 추가적인 대손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상훈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건자재부문 주요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섬유사업의 저조한 채산성을 고려할 때 영업 수익성의 추가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현금창출력에 비해 과다한 차입금으로 부담이 지속되는데다 보유자산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의 저하세도 신용등급 강등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 확보를 위한 골든오일의 전환사채 인수, 공장증설 자금소요, 동양매직 흡수합병 등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올 10월말 현재 총차입금이 1조239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차입금에 대해 올해 9월말 장부가액 기준 5520억원 규모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차환가능성을 감안해도, 금융비용이 EBITDA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절대적인 차입금 규모가 외형 및 현금창출 대비 과다한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9월말 기준 총차입금 1조2521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등 단기화된 차입금 만기구조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취약하다.
 
과거 동양생명 매각대금을 활용한 유상증자 등 그룹차원의 지원 외에도 동양 자체적으로 일반공모 유상증자 실시, 부동산 및 지분증권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전체 차입규모는 꾸준히 증가했고, 상장사인 동양시멘트(038500), 동양증권(003470) 등 그룹 내 주요지분 가치가 하락하면서 보유 자산을 활용한 자금조달 능력이 저하됐다는 판단이다.
 
한상훈 수석연구원은 "동양은 당기적자 지속 등으로 올해 말 현재 부채비율 679.8%, 차입금의존도 68.9%로 절대적 재무안정성이 취약한 수준"이라며 "올해 9월 말 현재 단기성 차입금 1조1214억원으로 회사의 잉여현금 창출능력과 보유유동성을 통한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유 유형자산 대부분이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있어 자체적인 재무적 융통성이 미흡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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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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