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에너지 전문기업인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이 순항하고 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석유제품 및 파라자일렌(PX) 등 주요제품 마진의 불확실성에도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우수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것.
19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신용평가는 GS칼텍스의 제 130-1회, 130-2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등급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GS칼텍스의 제 130-1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며, 등급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내업계 2위의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한 양호한 사업안정성을 갖춘데다 주주사의 우수한 대외 신용도를 통한 안정적인 재무융통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GS칼텍스는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 부문, 벤젠 등 방향족(BTX),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부문, 윤화기유·윤활유 등을 생산하는 윤활유 부문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9월 누계 기준 정유부문이 총매출의 약 83% 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이 각각 13%, 4%의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및 윤화유 부문은 정유사업과 연관된 생산기반, 우수한 시장 지위 등을 바탕으로 매출비중에 비해 높은 이익기여도를 유지해 정유사업의 수익 변동성을 완화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GS칼텍스는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정제능력(77.5만배럴/일) 및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국내 업체 가운데 2위의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제3차 고도화설비를 준공해 정제능력대비 고도화비율이 27.7%에 이르고 있다. 내수판매의 주요 유통망인 주요소에서도 2위의 점유율(2011년말 기준 26%)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화확 부문의 경우 국내 벤젠 등 방향족(BTX) 시장 1위 및 PX시장 2위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한 가운데 PX의 상당 부분을 관계사인 삼남석유화학에 테레프탈산(TPA)의 원료로 공급하는 등 대규모 고정거래처도 확보하고 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GS칼텍스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정유시장 2위, 국내 최대 BTX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주주사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에 따른 양호한 재무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양호한 신용등급 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GS그룹은 올해 9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수위의 기업집단이다. 에너지·화학, 유통, 건설, 레저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가운데 해당 업종 대부분이 시장에서 견고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의 공동 대주주인 쉐브론(Chevron) 그룹은 매출 기준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 메이저사로서 석유개발 및 정제, 판매뿐 아니라 석유화학, 천연가스, 전력사업 등 다방면의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11년말 기준 총자산이 약 2000억달러에 달하며, 2010년 기준 매출 및 당기순이익이 약 2444억달러와 269억달러에 이르는 등 우수한 사업안정성과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주주사들의 우수한 재무안정성과 신인도를 바탕으로 GS칼텍스 역시 우수한 재무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9월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약 1조9000억원, 유동성장기부채 7000억원, 회사채 5조3000억원, 장기차입금 3000억원 등 총 8조5000억원의 차입금을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31.5%로 차입 구조가 장기화됐다. 아울러 단기차입금 대부분이 원유구매 관련 유산스(1조7500억원)으로 구성된데다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가 약 6500억원으로 풍부하고, 원유·석유제품 등 환금성이 높은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융통성이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올해 9월말 현재 총차입금은 8조4000억원이며 이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31%를 차지하고 있다"며 "단기차입금은 충분한 현금성자산과 여신한도로 인해 상환부담이 크지 않고, 사채 등 장치차입금은 장기간에 걸쳐 만기가 도래해 자금수지 관리는 원활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석유구조 완화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유사업은 전형적인 수급산업으로 수급변동 및 이에 따른 정제마진 등락에 수익성이 연동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세계 석유수요 증가 및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과 미국의 재정위기 및 중국의 긴축정책 등이 혼재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확돼됐으나, 정제마진은 비교적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석유수요가 둔화된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및 미국 등의 비전통원유 생산 증대 등으로 공급은 증가함에 따라 수급구조가 완화된 상태다. 때문에 전반적인 정제마진 약세 양상이 지속되면서 GS칼텍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사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산유국 정세, 세계경기 부양책 등 수급과 관련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