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참 열심히 달려왔다' 이는 지식경제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경부는 이명박 정부 들어 무역 1조달러 2년 연속 달성과 성과공유제 확산, 대·중소기업 협력 분위기 조성 등 굵직한 치적을 남겼다.
하지만 아름다운 퇴장을 2개월여 앞둔 지금, 지경부는 전력난에 발목이 잡혔다. 유종의 미를 달성하느냐 여부가 전력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사상 최초로 무역 1조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1조달러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무역 순위가 한 단계 올라서며 8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유럽발(發)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출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더 자랑스러울만하다.
그러나 무역과 에너지를 관장하는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 같은 영예를 만끽할 틈이 없다.
행여나 올 겨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발생할까 쉴 틈 없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앞서 홍석우 장관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올해 블랙아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만큼 더욱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유례없는 전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은 정부가 중장기적인 에너지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전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지경부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캠페인 전개는 물론 기업들의 조업시간 조정, 과태료 부과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만약 올 겨울 전력 문제 없이 잘 넘어간다면 지경부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역 1조달러 2관왕과 더불어 전력난 무사 통과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국민들은 이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현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이어오면서 수출 대기업들은 수혜를 입은 반면 국민들은 고물가로 인해 고통받아야 했다. 고환율 정책이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상품의 가격을 올려서 물가가 높아지는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세게적인 경제 악화 속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까지 높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전력난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전력위기를 넘기기 위해 국민들에게 '더워도 참고 추워도 참아라'는 식의 절약만 요구했다. 대형 건물의 냉난방 온도까지 규제하면서 국민들은 맘 편히 밥먹기도 쉽지 않았다.
국민보다 정부가 먼저인 듯 하다. 정부의 치적 쌓기를 위해 국민들에게 납득하기 힘든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부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제 국민은 예전처럼 우매하지 않다. 잘못된 정부의 정책에 대해 냉철한 비판과 적극적인 거부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국민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면 따르기 마련이다. 홍 장관은 물러나기 전에 다시 한 번 국민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왔는지 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