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경찰이 사적으로 기업의 경호업무를 수행하고 자주 도박장에 다녔어도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 이를 이유로 파면처분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이인형)는 정모씨가 "파면 처분은 부당하다"면서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의 징계사유들은 직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직무 외적으로 발생한 것인데다 정씨가 자신의 구체적인 직무를 그르쳤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며 "파면처분은 정씨의 비위 정도에 비해 너무 무거운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정씨가 감찰조사나 징계심의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비협조적이었던 태도를 보였더라도, 19년간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재직 중 24회 표창을 받은 사정 등을 감안하면 파면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호 업무는 자신의 친형과 관련된 일을 도와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직 중 단 1회에 그쳤고, 실제 취득한 이익이 거의 없거나 적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는 정씨에 대해 '2010년 9월 사적으로 외국 민간인의 안내 및 경호업무를 수행하고, 상습적으로 '강원랜드'에 출입하면서 사행성 게임을 하는 등 경찰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파면처분을 했다. 정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지난 7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