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일부 교과시간에만 수영장 등을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외부 위탁·관리 업체가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게 하면서 임대료를 받아온 학교들에게 교육용 전기요금 계약 위반 책임을 물어 10억원대의 위약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한국전력공사가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교육용전기를 싸게 지급받으면서 계약을 위반해 일반용전기로 사용한 데에 대한 위약금 15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들의 각 체육시설은 교육시설 주체가 아닌 외부 사업자들이 거액의 연간 사용료를 납부하고 사용하면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일부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간 동안 일반인을 상대로 한 유료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영리활동을 하고 있고, 일반인 사용시간 비율이 34% 내지 40%에 이르러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므로 학교들의 체육시설은 전력 기본공급약관 및 그 시행세칙에서 정한 교육용전력 요금이 적용되는 시설인 '교육시설주체가 전기사용계약당사자인 경우로서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중 교육본연의 목적 달성과 관련된 수영장, 체육관, 강당 등의 지원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 소속 각 학교가 원고의 기본공급약관 및 그 시행세칙을 위반하여 계약종별인 교육용전력 이외의 계약종별에 해당하는 용도로 전기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는 만큼 그 약관 및 시행세칙에서 정한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서울의 모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1곳은 한전과 학교시설에 대한 교육용 전기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학교들은 이후 수영장을 외부 업체에 위탁해 관리·운영하게 하면서 교과시간 중 일정 시간 외에는 업체가 사용하도록 했다.
업체는 일반인을 상대로 수영장을 개방하고 유료수영강습을 하면서 그 수익 중 일부를 학교측에 수영장 임대비로 지급했다. 학교들의 수영장에 대한 일반인 사용시간 비율은 34~40%에 달했다.
학교들은 특히 수영장에 별도 자체계량기를 부착한 뒤 매달 학교에 부과되는 전기사용료 중 수영장분의 전기요금을 산정해 업체들에게 청구해 받아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한전은 계약위반이라며 학교들이 외부업체에 수영장을 위탁한 2007년 12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교육용으로 전기를 싸게 이용함으로써 계약을 위반한 것에 대한 위약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으나 학교들이 응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