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중대기로에 선 STX그룹.."유동성 확보 총력"

입력 : 2012-12-12 오후 9:09:03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앵커> STX(011810)그룹이 STX팬오션(028670)의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STX그룹의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인데요. 자세한 소식 산업부 김영택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2001년 출범한 STX그룹은 10년 만인 지난해 매출 29조, 자산 34조의 눈부신 성장을 일궈내며, 재계 11위의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STX는 대동조선과 범양상선 등을 인수합병하면서 지금의 조선, 해운, 플랜트, 에너지 등을 핵심 축으로 안정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왔습니다. 
 
때마침 조선·해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STX그룹은 ‘쾌속 순항’을 이어갔습니다.
 
실제 STX팬오션은 지난 2008년 1분기 매출 1조8530억원을 달성하며, 현대상선을 제치고 업계 2위를 차지하면서 해운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STX그룹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그늘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조선·해운 업황이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STX그룹 역시 수익성이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이 핵심 계열사인 STX그룹은 양대축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영여건이 급격히 악화됐고, 지난해 기준 총 차입금은 9조3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앵커> 오늘 STX그룹이 STX팬오션을 매각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요. 유동성 자구책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없더군요. 
 
기자> STX그룹은 올 초부터 계열사의 자산매각과 합병 등을 통해 유동성 자금 확보에 분주했습니다. 
 
지난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고, STX OSV, STX에너지 지분매각과 STX메탈·STX중공업 합병 등의 자구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그룹의 유동성 자금 확보를 통한 재무건전성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급기야 오늘 오후 2시 STX그룹은 STX팬오션 매각을 통해 조선산업을 주축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개편해 나가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STX팬오션 지분 매각 결정은 당장 발등에 불을 끄지 위한 것으로 STX그룹이 초강수를 둔 셈입니다. 
 
앵커> STX그룹의 핵심축인 STX팬오션을 매각하겠다는 건데, 시장의 반응이 냉랭하다고요.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한마디로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STX팬오션 지분을 매각한다고 그룹 전체가 회생할 지 의문이고 요즘 같을 때 인수대상자 찾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설령 인수자를 찾는다고 해도 원하는 매각금액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겁니다.
 
특히 경기침체로 모든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국책 은행인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주채권은행이 강력한 재무안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STX그룹이 STX팬오션을 매각한다는 발표도 강덕수 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STX팬오션 매각작업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어느 정돈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STX팬오션 지분은 ㈜STX 27.4%, 산업은행 15%, STX조선해양 7%, STX엔진 1.6%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STX팬오션 지분매각 방식이나 시기, 규모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당장 내년 상반기 부채상환 등을 감안하면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STX그룹은 STX팬오션 지분 36%가량을 전량 매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STX팬오션의 현재 벨류에이션은 0.3~0.4배인데, STX그룹은 이보다 높은 0.5배 정도에 경영권 프리미엄 20% 정도를 붙여 매각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이를 통해 3800억원 규모의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산업은행 역시 인수자에 따라 STX팬오션 지분 15%를 프리미엄을 붙여 함께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여기에 STX팬오션은 벌크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용대선 스팟계약’이 대부분이어서 업황만 좋아진다면 탄력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STX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 선사로 대규모 장기 계약한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화주의 현금흐름 등을 따지면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매각할 수도 있다는 분위깁니다. 
 
여기에 지난 3분기 부채비율이 265%로 500%가 넘는 한진해운(117930)이나 현대상선(011200)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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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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