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힘든 시간을 보내왔던 일본펀드에 때 아닌 온기가 느껴지고 있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약세 흐름으로 전환되면서 일본 증시는 물론 일본펀드의 수익률까지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최근 한 달간(2012.11.14~12.13) 12% 넘게 상승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엔화약세 추세가 더해지며 일본 증시를 이끌고 있는 것.
증권가에서는 특히 엔화의 약세 전환이 일본 증시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 때 75.54엔/달러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최근 80엔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또 최근 1개월 동안 엔/달러는 4% 가량 뛰어 오르며 엔화 약세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덩달아 그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일본펀드의 성과도 좋아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일본펀드는 6.60% 올라 지역/국가별 펀드 중 가장 성과가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대에 불과했다.
개별펀드 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재팬글로벌리딩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이 최근 한 달간 11.23% 오르며 가장 성과가 좋았고 같은 기간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상품형)A’가 10.06%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 ‘미래에셋일본의경쟁력부품소재증권자투자신탁 1(H)(주식)종류C2’, ‘미래에셋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A’, ‘ING파워재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가 9%대의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간 일본펀드 성과 현황>
<자료 : 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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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투자자의 눈은 일본펀드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통화완화와 시장개입 등을 통해 엔화의 약세를 유도하는 한편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을 지닌 일본 자민당이 오는 16일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일본펀드를 낙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이 좋아져서 오른 성과가 아닌 단순 기대감으로 인한 상승이기 때문이다.
김혜경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 투자상품전략팀 과장은 “오는 16일에 있을 일본의 총선을 앞두고 정권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자민당이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고 또 일본은행이 자산매입기금을 10조엔 늘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산업생산이라든지 무역 등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일본은 수출이 살아야 경제가 좋아지지만 현재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지금과 같은 일본증시의 강세는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총선 이후 어떤 정책이 실질적으로 나오는지, 또 실질적으로 일본의 경제 지표가 좋아지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책임연구원도 “이번 일본 총선에서 바뀌는 정권 자체가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얘기하면서 엔화약세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수출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의 증시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실질적인 경제지표는 무역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등 실물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 일본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총선 이후 실질적인 정책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경기부양을 이끌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