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초등학교서 총기난사로 27명 사망 '충격'(종합)

오바마, 의미있는 행동 ‘약속’..총기규제 여론 확산

입력 : 2012-12-15 오후 3:26:3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코네티컷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20대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을 포함 27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오전 9시 40분쯤 코네티컷 주 뉴타운 시의 샌디훅 초등학교에 20대 청년이 들어와 총기를 난사했다.
 
20대 청년은 검은 색 군복과 탄창 조끼를 차려입고 학교 출입문을 통해 들어와 회의중이던 교장과 교감 등 교사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인근 교실 두 곳에도 총기를 난사했다.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교사 6명이 숨졌고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5~10세) 20명이 숨졌다. 이후 범인은 자신에게 총격을 가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현재 관련 사망자는 2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2007년 4월 16일 버지니아텍에서 한인 조승희가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최악의 비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용의자는 이 학교 유치원 교사인 낸시랜자의 아들 애덤 랜자(20)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총기는 낸시의 이름으로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어머니를 살해한 뒤 학교로 가서 총기난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범인의 형인 라이언 란자(24)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범인은 자폐증과 유사한 야스퍼거 증후군과 인격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교에 울린 총성 7발..`아비규환'
 
ABC와 CBS 등 현지 방송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학교에서 최소한 7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한 남학생은 "복도에서 교실로 돌아가던 차에 뒤편에서 소음과 함께 탄내가 났고, 선생님이 나를 교실로 잡아당긴 그 순간 총알이 옆을 스쳐갔다"며 위험천만했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사건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은 허겁지겁 학교로 달려왔다. 
 
총격이 발생한 학급의 학생을 둔 로베르토 리카타는 "범인이 교실로 뛰어들어와 선생님에게 총을 쏜 순간 몇몇 친구들의 손을 잡고 문밖으로 도망나왔다"며 아들의 말을 전했다.
 
집에 있던 메르김 바즈랄리우(17)는 총성을 듣고 아홉 살 난 여동생을 찾기 위해 학교로 달려갔다. 바즈랄리우는 "학교에 도착했을 때 여동생은 무사했으며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부들부들 떨고 흐느끼며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고 당시 상황은 전했다.
 
◇오바마, 의미있는 행동 ‘약속’..총기규제 여론 확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보고 받은 직후 존 브레넌 대(對)테러 보좌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데 이어 로버트 뮐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현지 경찰을 지원하도록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애도 성명을 발표하며 "대통령이 아니라 부모의 심정으로 사건을 받아들이게 된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곳곳에서 이런 참극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정치와는 무관하게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언론들은 총기 산업이 활개를 치는 한 이 같은 참극은 계속될 것이라며 총기 규제 강화해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680만개의 총기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FBI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FBI는 실제 총기의 구매 경로를 추적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판매된 총기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뉴욕) 하원의원도 "불안정한 사람이 무기를 손에 넣어 무고한 어린이들에게 참혹할 만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우리는 이 사건을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초기에 들끓던 규제 여론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누그러진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총기규제 강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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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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