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자신이 수사 중인 여성 피의자와 성추문을 일으킨 전모 검사의 사건이 기소됨에따라 이제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법정공방만을 남겨두게 됐다.
17일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전 검사의 혐의와 관련한 공소장을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면, 통상적으로 이튿 날 오후 늦게 사건이 해당 재판부에 배당된다.
이번 사건에서는 전 검사의 혐의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간 법리공방이 예상되므로, 재판부는 몇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내년 초에나 첫 공판기일을 열 것으로 보인다.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건의 '성행위'를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만큼, 향후 법정에서 각국의 판례가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검찰은 전 검사를 지난달 24일 뇌물수수혐 의로 긴급체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냈지만, '범죄 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든다'는 사유로 법원에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돼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기에 진화하려는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날 검찰이 전 검사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시켜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검찰이 또 다시 '무리한 기소'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전 검사가 여성을 외부로 불러낸 행위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판사가 여성피고인을 모텔로 데려가 성행위를 한 사건에 대해 '판사가 피고인을 법정이 아닌 다른 장소로 나오라고 한 부분'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며 "성관계의 경우 강력반 형사가 사건처리와 관련해 고소인과 성행위를 한 사건과, 마약 담당 형사가 편의제공 등 명목으로 피의자와 성행위를 한 사건에서 뇌물죄로 인정된 판결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뇌물죄의 객체는 '경제적 이익'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부녀와의 성행위 자체는 경제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법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전 검사의 사건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1·2심이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대법원에서 확정할 경우 '성행위' 자체를 '뇌물'로 인정하는 첫 판결이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