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8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대선을 앞둔 부담감으로 1070원대 초반에서 좁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자민당의 총선 승리로 공격적 통화완화 기대가 높아지면서 주요 통화에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316달러에 강보합(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84.3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83.8엔에 상승 마감했다.
지난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일본 정부가 강한 통화 완화책을 위해 일본중앙은행(BOJ)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돼 엔화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밤 사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백악관에서 세 번째 회담을 가지고 '부자 증세'와 사회보장 혜택 축소를 놓고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으로 재정절벽 합의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돼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실업률이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변경 기준으로 정한 6.5% 밑으로 떨어지려면 3년 넘게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유로존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도 아주 더딘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640억달러에서 65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액 700억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을 고려할 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해외건설 분야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서비스 수지가 14년 만에 흑자 전환됐다. 특히 서비스 수지 흑자는 제조업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우리 경제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며 원화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에 이어 일본도 강력한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위험자산선호를 자극하며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내일 있을 대선에 대한 부담이 환율의 하락을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던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어 그간의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당국 움직임에 주목하며 1070원 지지력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69~1075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어제 환시에서 1070원대 지지력이 다시 확인됐고 내일로 다가온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숏(매도)플레이를 제한해 환율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별 환율 정책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향후 새정부의 인선 및 정책기조가 명확하지 않고 지지율도 박빙으로 선거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거래량 감소와 포지션 플레이 위축으로 당국 개입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대선을 앞둔 부담감 속에서 1070원대 초반에서 좁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장중 달러·엔 흐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71~1076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