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시장 지각변동 오나?

日업체 가격 경쟁력 앞세워 공세 강화 전망

입력 : 2012-12-18 오후 5:00:15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일본 자민당 정권이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함께 자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적극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세계 곳곳에서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약진으로 시장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쪽에서는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은 장기불황 극복을 위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으며, 대대적인 양적완화와 저금리 금융정책의 지원을 받은 전기·전자, 자동차 등 일본 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준중형 (위부터)현대차 아반떼와 토요타 프리우스는 내년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펼치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기준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인 한국 시장에서 내년 일본 차업체의 약진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국내 완성차 1위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와 각각 수입차 1∼4위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과 일본 토요타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내수 차판매(139만4724대)에서 현대·기아차는 74.6%(104만217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전년(74.9%, 117만7160대)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반면, 내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BMW 등 독일 브랜드와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 독일 주요 브랜드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5.1%, 일본 주요 브랜드 판매는 24.5% 각각 증가했다. 이중 토요타(렉서스 포함) 판매는 58.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3.4%, 기아차는 2.8% 각각 판매가 줄었다.
 
내년 현대·기아차가 신통한 신차가 없어, 일본 브랜드가 가격으로 승부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더욱이 토요타가 경기침체와 고유가, 자금력을 등에 업고 연비가 좋은 중형 세단 캠리하이브리드와 준중형 프리우스를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베스트셀링카인 현대차 중형 쏘나타와 준중형 아반떼, 각각 같은 급의 기아차의 K5, K3의 판매 하락으로 이어져 현대·기아차의 낙폭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내년 미국 시장에서 토요타는 세계 1위 기업인 GM을 위협하면서 세계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있다. (위부터)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 엠블럼과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엠블럼.
 
여기에 근래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 브랜드들도 내수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선전으로 고전하면서, 지난 2005~2006년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로 국내 수입차 1위에 오른 토요타가 토요타와 시너지를 내면서 단숨에 4년 연속 수입차 1위인 BMW의 자리를 넘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전문가는 "내년 엔화 약세·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 기업들이 모두 안고 있는 고민"이라면서 "현대·기아차도 당장 대응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상품과 마케팅 등의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일본 브랜드의 돌풍은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내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중국 최대의 수입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과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위부터)렉서스 ES350과 폭스바겐의 신형 파사트.
 
올해 일본 브랜드들은 10월까지 중국에서  모두202만1334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6.1%를 기록했으며, 중국 업체 41.8%(525만7579대), 유럽·미국 업체 33.7%(423만7059대)로 시장우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 브랜드들은 8.4%(105만5084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등 외적인 문제가 없을 경우 지난 2008년 일본 브랜드들이 중국 현지에서 기록한 사상 최고의 시장점유율(22.8%)도 갱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토요타가 당시 중국 시장점유율 5.5%를 회복할 경우 세계 자동차업계 1위 탈환도 가능하다.
 
이어 판매 규모로는 현재 세계 2위지만 전통적인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일본 브랜드들은 내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미국 판매(1273만7436대)에서 토요타의 판매 점유율(12.9%)은 제너럴모터스(GM, 19.7%), 포드(16.6%)에 이어 3위였다. 이어 크라이슬러(10.7%), 혼다(9.0%), 현대·기아차(8.9%) 순이었다.
 
올 1월∼10월 미국 판매(1194만9690대)에서도 순위는 동일하지만, 주요 미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토요타(14.4%)와 혼다(9.8%) 점유율은 상승했다. 현대·기아차는 보합세다.
 
이를 감안하면 토요타와 혼다가 내년 가격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할 경우 미국 1위 판매 업체 GM을 충분히 추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토요타는 현재 해외 생산 능력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관세 혜택 등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완성차업체로 등극한 토요타가 내년 세계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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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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