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암울한 4분기..내년 1분기 "장담못해"

입력 : 2012-12-26 오후 5:23:17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4분기 철강업계는 조선과 건설 등 수요업계의 극심한 부진 탓에 직전 분기였던 3분기보다 못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강세로 인한 피해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제재, 전력감축 등 대내외 악재들이 겹치면서 철강업계는 연말 한층 침울해졌다. 문제는 향후 전망.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희망 없는 내년을 맞이하게 됐다.
 
◇수요업계 부진.. 4분기에도 이어져
 
고로업체인 포스코(005490)는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최대 30%까지 하락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원가절감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보였지만 판매단가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롤마진 하락으로 영업이익률 역시 3분기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강판과 후판의 판매량이 목표치에 미달했고, 내수 판매 단가와 판 수출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 특히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마진 하락으로 내수에 집중하면서 단가의 인하폭이 컸던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현대제철(004020)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3분기 대비 약 2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판매 품목인 판재류와 봉형강류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1월부터 열연과 후판 모두 가격 하락이 커지면서 실적 악활르 부채질했다. 봉형강류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유입됐고, 고철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 또한 악화됐을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설명했다.
 
동국제강(001230)의 경우 원재료인 슬라브 투입단가가 낮아져 후판 부분의 적자폭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봉형강 판매단가보다 철스크랩 투입단가가 더 하락해 마진율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철강업체 중에서 현대하이스코(010520)만이 유일하게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인 열연강판과 주요 판매 품목인 냉연강판 및 강관의 판매가격이 각각 하락했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쌓아둔 충당금이 소멸돼 3분기보다 실적은 나아지겠지만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가전과 건설 등 일반냉연부문의 매출은 줄어 현대하이스코 역시 수요업계의 불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내년 1분기, 4분기보다 낫지만..."그래도 어렵다"
 
포스코는 오는 1분기 저가원료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다소나마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철광석 계약가격이 톤당 103.4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약 11% 하락하고, 원료탄 역시 가격 하락을 보일 전망이다. 제품 가격 역시 2분기 연속 하락한 경우가 드물어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냉연공장 증설로 인해 포스코가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포스코가 글로벌 탑15 완성차 업체에 강판을 고루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또 품질력에서는 여전히 포스코가 한수 위로, 제품 경쟁력은 여전히 담보된 상황이다.
 
내년 9월 고로3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현대제철은 외형 성장은 기대되지만 수요업계 부진이 이어지면서 1분기부터 녹록치 않은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판재류 판매량 역시 감소돼 실적 개선은 늦춰질 수도 있다. 봉형강 시장이 1분기에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다 중국 수입산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위협적으로 도전하고 있어 봉형강 부문의 부진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공장(당진) 가동으로 인해 제품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2분기부터 현대제철의 실적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생산하는 냉연강판 중 자동차용이 약 60%에 달하고 현대차(005380) 그룹의 냉연강판 중 50%를 공급하고 있어 모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증설이 완료되면 열연 공급량이 늘어 현대하이스코로서는 수급 환경의 개선효과마저 기대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지금 상황에서 상공정을 갖지 않은 업체가 위너"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일본과 중국산 후판이 저가로 국내시장에 침투하면서 후판 시장은 내년에도 고전할 것으로 보여 동국제강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벗어나길 힘들 전망이다.  선박 건조량이 감소하면서 국내의 후판 수요는 9%가량 감소할 것이란 게 업계내 지배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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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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