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새해 첫날부터 폭설과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면서 전력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조부품 사용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던 영광원전 5호기와 6호기를 최근 잇따라 재가동시키면서 한 고비는 넘겼지만 1월에는 한파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영광원전 6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으며 오후 2시반부터 가동에 착수했다. 원자력안전위는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31일에 영광원전 5호기의 재가동도 승인했다.
◇2일 한전 직원들이 삼성역 인근 전력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각각 100만kW급의 원전 2기가 전력생산에 복귀하면서 전력상황은 일단 숨통을 튼 상황이다. 2일 오후 5시 현재 전력공급능력은 7996만kW, 예비전력은 782만kW로 예비율이 1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줄곧 예비전력 300만kW대를 넘나들며 전력경보 관심단계와 주의단계가 잇따라 발령됐던 상황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위조부품 납품 및 설치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직 진행중인 상황에서 확인된 부품교체만으로 원전가동이 재개된 점은 불안요소다. 피크를 넘나드는 전력상황에서 원전의 불완전한 재가동이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위 관계자는 "문제가 될 만한 부품을 일일이 점검했다. 재가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변동성은 날씨에 있다. 기상청 예보와 달리 12월 한파는 하순이 아닌 초순부터 시작됐고, 1월 한파도 하순이 아닌 초순부터 기승이다. 12월 서울의 평균기온이 45년만에 가장 낮은 영하 4.1℃로 나타났고, 낮최고 기온이 영상이었던 날은 이틀밖에 없었다.
새해 첫날 전국에 눈이 내린 이후 2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아래로 떨어졌고, 3일 아침에는 영하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주에는 올 겨울 최저기온이 기록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기온이 1℃ 떨어질때마다 전력수요는 40~50만kW씩 올라간다.
지난해 11월16일 정부가 발표한 올겨울 전력수급계획은 1월 셋째주~넷째주를 전력피크상황으로 판단, 예비전력이 100kW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는 영광원전 5·6호기가 재가동된 상황에서 서울 최저기온 영하 15℃를 기준으로 예측된 것이다.
기상청이 최근 예상하고 있는 최저기온은 1월 넷째주가 아닌 1월 둘째주이고, 서울 최저기온은 이미 3일에만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고된 만큼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요관리, 전압조정, 민간 자가발전, 추가발전 등의 비상조치를 통해 450만kW까지 확보할 수 있으며, 오는 7일부터 강제 시행되는 대형건물 등에 대한 절전규제 등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박종인 전력거래소 대외협력팀장은 "수요관리 등 비상조치의 실효성이 12월에 검증된 만큼 정부로서는 비상조치와 절전운동 등을 통해서 1월달 전력수급에는 큰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상상황의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