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유가..작년 국내 완성차시장 지형도 바꿨다

국산車 부진 속 수입車 약진..경차·경유차 판매 늘고·대중소형車 줄고

입력 : 2013-01-03 오후 2:13:53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 판매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전년대비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완성차 5사의 성적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초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국내외 유가와, 같은 해 상반기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유로존 일부 국가의 재정 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내수 판매에서 전년대비 하락했으나, 시장점유율은 상승했다.
 
3일 각사가 내놓은 '2012년 내수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들 5개사는 지난해 모두 140만3165대를 판매했다. 전년(146만5737대)보다 4.3%(6만2572대) 떨어졌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모두 66만7777대를 팔아 2.4%(1만6380대), 기아차는 48만2060대를 팔아 2.2%(1만943대) 각각 낮아졌다. 르노삼성차도 이 기간 모두 5만9926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45.1%(4만9295대) 급락했다.
 
반면, 한국지엠(GM)과 쌍용차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GM은 지난해 모두14만5702대를 팔아 전년 성장세(11.9%)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3.6%(4997대) 상승해 여전히 증가세를 지속했다. 한국GM이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업계 3위를 유지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도 같은 기간 23.4%(3만8651대→4만7700대) 급성장해 전년 성장세(19.1%)를 추월했다.
 
◇지난해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국내 경차 판매는 전년대비 1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전년 성장세(15.1%)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진은 기아차 경차 레이의 데칼차량.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한국GM과 쌍용차는 고객 입맛에 맞는 신차 출시와 함께 연비 개선 모델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2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판매하락에도 5개사의 MS는 현대·기아차가 각각 47.6%, 34.4%로 전년보다 1.2%포인트, 1%포인트씩 상승했다. 한국GM 10.4%, 쌍용차 3.4%로 각각 0.9%포인트, 0.8%포인트 올랐다. 반면 르노삼성은 이들 업체에 자사의 MS를 뺏기면서 지난해 MS가 4.3%로 전년보다 3.1%포인트 추락했다.
 
고유가와 경기 침체는 작년 내수차 판매 지형도 바꿨다. 소형차 외에는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내수시장에서 경차(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기준 배기량 1000㏄미만) 판매는 모두 20만1844대로 전년보다 9.2%(1만6985), 대부분 경유를 사용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도 8.9%(28만4308대→30만9493대) 각각 뛰었다.
 
반면, 소형차(1000㏄이상∼1600㏄미만)는 8.3%(28만5862대→26만2068대), 중형차(1600㏄이상∼2000㏄미만)는 3.4%(24만6599대→23만8118대), 대형차(2000㏄이상)는 21.6%(20만9616대→16만4367대)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전년에 이어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BMW코리아가 업계 4년 연속 1위를 차지라는데 크게 기여한 BMW 520d.
  
경차의 경우 2011년(15.1%)보다는 판매증가율이 떨어졌지만, 소형차(-9%), 중형차(-21.5%)는 하락세가 개선됐다.
 
다만, 국산 대형차 수요가 수입 중형차 구입으로 몰리면서 대형차 판매는 2011년 36.5% 증가세에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올해 수입차 판매는 12만195대로 전년보다 14.4%(1만5158대) 증가하면서 2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국내에 수입차가 개방된 지 24년만인 지난 2011년 수입차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다"면서 "지난해에도 30여개에 육박하는 수입차 브랜드가 다양한 신차를 국내에 출시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가격 인하 등으로 2년 연속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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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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