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근혜 정부의 정권인수를 위한 정부부처 업무보고의 윤곽이 드러났다. 경제위기에 따라 확대된 국민고통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부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고통을 유발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 박 당선자의 주문이다.
이에 따라 각 정부부처들은 이르면 이번주말부터 시작될 분야별 분과위원회의 업무보고에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수립해 보고하게 될 전망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7일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설치 후 첫음 열린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부처 업무보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법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점령군'은 아니라지만 이정도 선에서의 보고를 원한다는 일종의 선을 그은 것이다.
가장 강조된 것은 사람중심, 국민중심의 정책이다.
박 당선자는 회의에서 "(후보시절)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 여러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그분들이 '이런저런 정책보다 손톱끝에 박힌 가시 하나를 빼주는 것이 좋겠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좋은 정책도 좋지만 현실에 바탕을 두고, 정말 (국민들이) 아파하고 고통스러운게 뭔지 잘 헤아려야 하지 않겠냐. (인수위에서) 거창한 얘기에 앞서 그런 얘기를 하면 상당히 피부에 와 닿을것 같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국민고통 해결을 위한 첫번재 과제로 부처 칸막이의 철폐를 꼽았다.
박 당선자는 "부처간에 서로 칸막이 때문에 한 부처에서 돈들여서 정책을 만들고, 또 저쪽에서는 돈들여서 또 정책을 만들고, 정보공유를 하지 않고 이렇게 될 때 세금이 낭비되면서 효율성도 낮아지는 것을 우리가 경험했다"면서 "정책이 국민중심으로 물 흐르듯 소통이 되고, 연계가 되어 중복되지 않고 그래서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 부분(칸막이 해소)에 대해 컨트롤타워가 있어서 확실하게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책임총리'와 '경제부총리' 등 부처간 정책소통과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과 각 산업분야가 모두 융합해야 한다. 그래서 부가가치를 한단계 더 높여야 한다는 얘길 선과거정에서 많이 했는데, 융합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결국 사람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이라며 "각 부처가 다 다르지만 국민을 중심에 놓고, 목표를 향해 힘을 합하면 부처이기주의라는 얘기가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보고하는 업무보고 내용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도 강조했다.
그는 "인수과정이 수박 겉핥기식이 된다든지, 어느 부처가 이렇게 설명할 때 그냥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인수위원들이 그 내용을 판단해서 각 분야에서 핵심이 무엇인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국민이 원하는 삶,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그런 관점에서 인수를 받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꼭 필요한 핵심사항을 인수받아서 거기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인수위는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강조했다.
과거에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당선자는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 고쳐야할 관행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지난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던 정치적 논란을 언급했다.
박 당선자는 "국회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컸고, 여러가지 비판이 나왔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힘을 합쳐서 예결위 상설화 등을 통해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수위에 대한 정부부처 업무보고는 각 분과위별로 진행하되, 짧은 인수위 기간을 감안해 하루에 두개 이상의 분과위에서 업무보고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할 예정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내일(8일) 오전 분과위 간사회의를 열어 부처별 업무보고형식 및 보고내용에 대해 확정할 것"이라면서 "경우에 따라 2개 분과위에서 부처업무보고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분과간 인수업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