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 기자] 앵커 : 오늘부터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시작됐습니다. 첫날 상황과 함께 영업정지에 대한 이통사의 대비책 등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IT부 이한승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오늘부터 이통사 영업정지가 시작됐는데요. LG유플러스부터 시작해 SK텔레콤, KT의 순이죠?
기자 : 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24일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벌여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이통 3사에 순차적으로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단 오늘부터 30일까지 LG유플러스의 영업이 정지되구요. SK텔레콤은 3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KT는 2월22일부터 3월13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습니다. 여기서 영업정지라고 함은 이동통신에 대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앵커 : 영업정지 말고도 과징금도 부과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SK텔레콤이 68억9000만원, KT 28억5000만원, LG유플러스 21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과징금도 과징금이지만 영업정지되는 기간에 구정과 졸업 및 입학이 있어 그 기간에 영업정지 기간이 겹치는 이통사는 수익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 아무래도 새로운 가입자를 받을 수 없다보니 수익이 줄어들 우려를 하게 되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통사는 이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요? 오늘 영업정지가 시작된 LG유플러스의 입장이 가장 궁금한데요.
기자 : SK텔레콤과 KT도 마찬가지이겠지만 LG유플러스 또한 가입자 이탈 방지에 전력을 쏟겠다는 방침입니다. LG유플러스는 오늘부터 공식 온라인 매장에서 ‘LTE 기기변경 황금찬스’ 이벤트를 벌이는 등 기기변경에 대한 혜택을 늘려 ‘기존 고객 붙들기’에 나섰습니다. 어떤 단말기로 바꾸느냐에 따라 차등이 있긴 하지만 기기변경하는 고객에게 10만원 전후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아울러 배터리나 이어폰, 상품권, 와이파이 AP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들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늘 직접 대리점에 가보니 LG유플러스 대리점 직원은 프로모션이 매일매일 바뀔 예정이어서 고객들이 직접 대리점에 방문해 알아보는 게 가장 좋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앵커 : 근데 영업이 정지된 LG유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이통사들은 이 시기에 보조금을 더 지급해서 LG유플러스의 고객을 빼앗아 오려고 하지 않을까요?
기자 : 아무래도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가 SK텔레콤과 KT에게는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정지 첫날인 오늘의 경우 양사 모두 보조금 경쟁을 잠시 멈추고 시장이 돌아가는 흐름을 지켜봤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가 끝나면 SK텔레콤과 KT의 영업정지가 차례로 진행되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게다가 LG유플러스도 경쟁사의 과도한 보조금과 불·편법적 마케팅을 감시함으로써 시장 안정화에 힘쓰고 고객 지키기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 그럼 LG유플러스는 기변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가요? 이번 영업정지 기간이 24일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할 수 있는게 없다면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 이번 영업정지는 이동통신, 즉 무선에 대한 처분이기 때문에 유선 등 다른 상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LG유플러스는 인터넷 전화인 070서비스,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콘텐츠를 즐기는 U+tv G 등 무선이 아닌 서비스 분야에서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앵커 : 결국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사는 ‘지키기’와 ‘뺏기’ 싸움을 계속 해나갈텐데요. 그렇게 되면 현재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돼 있는 LTE 시장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기자 : 아무래도 현재 75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은 좀 여유가 있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LG유플러스와 KT의 2위 싸움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영업정지 전인 지난 3일 LTE 가입자를 보면 LG유플러스가 약 445만명, KT가 약 400만명을 기록해 LG유플러스가 사오십만명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KT는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를 늘려 2위를 가져오겠다고 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2위 수성에 자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 서로 LTE 시장 2위를 차지하겠다는건데 다 이유가 있으니 그렇게 주장하는 거 아닙니까? 뭐라고 주장하고 있나요?
기자 : 늘 통신시장에서 2위를 점해오다 LTE 시장에서는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KT는 아이폰5를 앞세운 고객 증가세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업계 최단기록으로 LTE 400만명을 달성한 점과 아이폰5 출시 이후 12월 한달간 66만명의 순증 가입자를 확보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페이스라면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되는 24일 동안 역전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 LG유플러스도 가만히 있진 않을텐데요.
기자 : LG유플러스는 24일 중 실제 영업일이 19일인 점을 들어 그 기간 동안 40만명을 모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게다가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이 1월인데 반해 KT는 졸업-입학 시즌에 걸려 더 불리하다며 영업정지가 모두 끝나면 KT와의 격차가 더 벌어져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신경전이 정말 치열한데요. 근데 이통사는 이번 영업정지에 대해 울상을 짓고 있는데 비해 전문가들은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던데 무슨 얘긴가요?
기자 : 증권가에서는 이통사들이 이번 영업정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증권의 한 연구원은 이미 영업정지를 받았던 지난 2002년과 2004년의 사례를 실적 개선 가능성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사례에서 영업정지 이후 서비스 매출 분기 마케팅 비용이 17%까지 하락했었다며 영업정지가 마케팅 비용의 하락을 통한 실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한국투자증권의 한 연구원도 이번에 이통사가 무는 과징금의 액수가 전례에 비해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번 방통위 제재가 이통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앵커 : 이통사가 엄살을 부리는 건지, 누가 이번 제재의 가장 큰 혜택을 볼지는 이번 영업정지가 다 끝나는 3월 중순이 돼봐야 알 수 있겠군요. 하지만 이번 제재가 보조금 과다 지급에 대한 처분의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모니터링과 함께 이통사의 건강한 경쟁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