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소송..'재산증여 강제성' 놓고 법적공방

입력 : 2013-01-09 오후 8:08:51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고(故) 김지태씨의 유족이 "주식을 강탈당했으니 돌려달라"며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재산 증여에 대한 '강제성'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다.
  
9일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박형남) 심리로 열린 변론기일에서 김씨의 유족 측 대리인은 "김씨가 구속된 이후 석방을 대가로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 것"이라며 "본인이 자진해서 재산을 헌납한 것이 아니라 불법 구속상태에서 강제로 증여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행위를 한 국가가 소멸시효와 제척 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강탈'이었음이 인정됐다. 국가의 불법행위는 원인무효가 될 만한 강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수장학회 측 대리인은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산 증여에 강박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은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위원회 내부의 다수결로 이뤄진 것이라 사실과 다를 수 있다"며 "실제 김씨가 구속됐는데 국가가 강제적으로 요구해 재산을 받아낸 것인지, 김씨가 구속 해결을 위해 재산 증여를 제안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결정문 등을 근거로 강압에 의한 헌납을 주장하지만, 재산 증여의 강박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씨가 장학회 주식을 국가에 증여할 당시 상황에 대한 사실관계가 중요하다"며 "원고와 피고 양측에 관련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재판부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또 "다음 달로 예정된 법원 인사이동으로 재판부 중 일부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 변론기일을 오는 3월13일 오전 11시로 지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정부의 강압에 의해 주식을 증여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인무효가 될 정도의 강압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손해배상 청구권의 시효도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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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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