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獨경제 휘청..ECB, 금리 카드 '만지작'

입력 : 2013-01-10 오후 4:49:10
[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새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던 독일 경제가 흔들리고 있어 ECB가 부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격적인 통화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아 ECB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는 1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경제전문가들 동결 가능성에 '무게'
 
경제전문가들은 ECB가 기준금리를 기존 0.75%로 동결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 근거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하 효과 무용론, 경기가 바닥은 지났다는 점 등이 제기된다.
 
우선 유로존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전망들은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시 말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12월 유로존 경기신뢰지수는 87.7로 시장 전망치 86.9를 웃돌며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1월 센틱스 지수는 지난달 -16.8에서 -7로 크게 개선됐으며 향후 전망도 12로 긍정적이다.
    
독일의 각종 경제지표도 나쁘지 않다. 독일 경제부가 발표한 1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으며, 이 중 제조업이 0.4%, 건설업 1.0%, 에너지가 3.3%를 기록했다.
 
민간연구기관인 독일 Ifo 연구소가 밝힌 12월 기업환경지수는 102.4로 지난달 101.4보다 오르며 2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리 내리기엔 인플레이션 '부담'
  
아울러 금리를 인하하기엔 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로존 11월 생산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1%로 전망치 2.4%를 웃돌았으며 독일은 1.4%, 프랑스 1.9%, 스페인이 2.8% 올랐다.
 
엘윈 드 그루크 라보뱅크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것을 고려할 때 ECB는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재정위험국의 국채금리가 한자리수로 낮아지는 등 금융시장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지난달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29%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제임스 닉슨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상황에서 적절한 정책은 금리인하보다는 ECB의 목표 지향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ECB,  깜짝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도 
 
그러나 ECB가 실물경제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독일 경제가 유로존 채무위기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가 밝힌 유로존의 11월 실업률은 11.8%로 지난 1995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유럽의 실업률이 가장 심각해 스페인 경제활동인구의 26%가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고용비용이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았으며12월 실업자수는 지난달보다 3000명, 6.9%증가했다. 
  
엘가 캇츠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므로 ECB가 부양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측했다.
 
◇당장은 어려워.. "2~3월 경 대안 나올 것"
 
그러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ECB가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CB기 금리인하를 꺼내들 경우 금융시장은 유로존 경제가 그 만큼 좋지 않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고 자칫 혼란과 충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예금금리는 동결한 채 기준금리만 인하하는 쪽으로 ECB가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르겐 미헬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기업신뢰지수가 곧 다시 침체될 수 있다"며 "오는 2~3월에 두 이율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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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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