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점점 심화되는 게임규제 논란..파국으로 치닫나

입력 : 2013-01-14 오후 7:47:26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게임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정치권에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업계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요. 여태껏 찾아볼 수 없었던 수위라 치킨게임으로 가는 게 아닌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IT부 최용식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지난주 금요일에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추가적으로 주말에 큰 이슈가 터졌다는데 어떤 일이죠?
 
기자 : 예. 새누리당 의원 17명이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에 한 게임사 대표가 SNS를 통해 강경대응 발언을 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관없이 항의 표시로 2013년도 부산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는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왜 불참을 하냐면 발의 의원 중에서 지스타 개최지인 해운대 지역구 의원이 있다고 합니다. 해운대는 지스타 외에도 각종 게임행사가 진행됐던 곳인데요.나름 업계에서는 해운대에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주는데 그 대가가 이거냐는 것이죠.
 
아울러 남궁 대표는 게임업계에 2013년 지스타 행사 자체를 원천 진행하지 않을 것을 공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 예. 사실 정치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중요 발언을 하곤 하는데 게임업계에서도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니 좀 신선하네요. 자주 있는 일인가요?
 
기자 : 아닙니다. 굉장히 보기 드문 일인데요. 여태껏 게임사 대표들이 언론을 통해 규제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힌 적은 있어도 행사거부를 통해 규제론자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 일은 게임산업협회나 다른 업체들과의 의견조율이 없이 남궁 대표가 단독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 예. 반응은 어떤가요?
 
둘로 갈리고 있습니다 일단 많은 게이머들이 SNS을 통해 남궁 대표의 파격 발표에 적극 호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상철 와이디온라인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등 일부 오피니언 리더급 인사들도 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스타 보이콧 운동으로는 번질 것 같지 않은데요.
 
성급한 결정이라는 정서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NHN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 규제에 대해 기업이 반대하는 경우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우선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남궁 대표 역시 게임산업협회를 통해 토론회를 열거나 회원사들과의 연계를 통한 공동대응 등 좀 더 안정적인 접근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아쉬움이 드는데요.
 
개인 SNS을 통해 의견을 표시한 것은 그만큼 절박했고 임팩트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 규제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실효성과 형평성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죠. 지난 시간에서 충분히 들었는데요. 현실적인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 예. 아무래도 시장위축에 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제 게임업계는 코너에 몰렸다. 쥐도 위급하면 고양이를 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매년 견조히 성장했던 산업이 신성장동력 부재로 정체된 상황입니다. ‘리니지’급의 국산 온라인게임이 나오지 않으니 ‘리그오브레전드’ 등 외산게임이 그 공백을 파고들었고요.
 
더구나 게임 이용환경 중심축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뀜에 따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국내 게임 상장사 대부분이 PC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체질개선이 요구됐습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죠.
 
한 학계 전문가는 현 게임시장을 두고 성장기가 끝나 성숙기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게임규제마저 심화되니 업체들로서는 폭발한 것입니다.
 
사실 규제가 매출에 당장 영향을 끼치는 면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종사자들의 창의성을 억압하고 행동반경을 줄인다는 측면도 있거든요. 이 때문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해결법은 있을까요?
 
기자 : 그때도 얘기했듯이 일단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겠죠. 이 이야기는 이미 했기 때문에 좀 다른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자 합니다. 사실 게임규제에 문제가 많은 것은 맞습니다. 이를 전제로 삼고요.
 
하지만 게임업체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폐해가 지적된 지 십수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슈에 질질 끌려다니며 억지로 대책을 내놓는 모습은 분명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게임 과몰입 이유를 사회가 불안하고 청년들이 취업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추상적인 대답으로 회피하는 것도 옳지 못합니다. 문제해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사실 자녀들이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한다면 부모로서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임에 과몰입 요소가 없는지, 사회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요소가 없는지 철저하게 봐야죠. 하지만 수익성 악화 때문인지 소극적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규제이슈는 그야말로 여론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게임사 오너는 수조원대의 자산가가 되고, 회사 역시 다른 산업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야구단 창단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요.
 
독과점 문제로 악명 높은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창업자 빌게이츠는 엄청난 기부를 하곤 합니다. 이를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 예.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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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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