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휘발유보다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 인하폭 적은 이유가..

주유 업계 "정부의 유류세 인하 안한 탓"
소시모 "주유업자 연간 1억 이상 소득. 인하 여력 충분"

입력 : 2013-01-15 오후 3:40:41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지난해 국제 휘발유 가격 인하로 국내 주유소들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다소 인하됐지만 그 폭이 상당히 미미하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유소들은 정유사들의 공급가가 국제 휘발유 가격 인하에도 높게 공급돼 판매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는 주유소들의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2012년 국제 휘발유가격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 변화추이(단위 좌변 달러/배럴, 우변 원/ℓ).(자료제공=소비자시민모임)
 
15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제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평균 40.16원 인하됐지만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평균 1.46원 인하에 그쳤다.
 
국내 주유소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평균 38.70원 적게 인하한 셈이다.
 
2012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수준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110달러선의 고유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유소 판매가격은 2008년 ℓ당 평균 1692.14원, 2012년 평균 1985.76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지난해가 평균 293.62원이 더 올랐다.
 
주유소 업계는 지난 2008년 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돌파하며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최초 2000원을 넘어서자 정부가 유류세를 30% 가량 낮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를 보인 지난 2008년 서울 남부순환대로에 위치한 한 주유소 유가.
 
주유소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유류세를 내리지 않고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고환율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지난해 국내 유가가 높게 형성됐다"며 "현재 주유소들의 영업 이익률은 0.5%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은 정면 반박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일주일 단위로 국제 휘발유 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 인상분과 인하분을 계산한 결과, 1년 동안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평균 46.01원 내렸으나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은 평균 0.51원만 내렸다는 계산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주유소들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인상될 때보다 적게 인상했지만 인하할 때 역시 조금 인하했다"며 "문제는 인하폭이 인상폭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늦여름 경기도 성남대로변에 위치한 한 주유소 유가.
 
이 관계자는 "주유소들의 유통비용을 포함한 마진율은 지난 한해 동안 최저 2.2%에서 최고 8.94%로 평균 5.4%였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ℓ당 평균 108원 정도"라며 "유통비용과 마진 배분에 관해서는 주유소들이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의 지난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들의 일일 평균 판매량은 34드럼이다. 1드럼이 200ℓ임을 감안하면 주유소들은 하루에 6800ℓ, 일년 기준으로는 248만2000ℓ의 기름을 팔았다.
 
소시모 관계자는 "유통비용이 마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으로만 보더라도 주유소 업주들은 연간 소득이 평균 1억원이 훨씬 넘는다"며 "주유소들은 국제 휘발유 가격 추세에 맞게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소시모에서서 주장하고 있는 유통비용을 포함한 마진 금액과 주유소들의 일년 평균 판매량을 통해 주유소들의 소득을 계산해 보면 대략 2억6805만원이다. 여기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주유소 운영 비용을 제하고도 주유소 업자는 최소 연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게 소시모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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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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