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5년전 단행됐던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마무리 됐다. 바통을 이어 받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사실상 현 정부 이전으로 조직을 되돌리는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교육과 과학기술을 묶었던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나뉘게 됐고, 폐지됐던 해양수산부는 부활하게 됐다.
5년전 옛 정보통신부의 IT부분을 흡수했던 지식경제부는 외교통상부의 통상부분을 끌어안으며 옛 산업자원부로 회귀하는 산업통상자원부로 재탄생했다.
MB정부에서 폐지됐던 경제부총리제도는 부활했고, 정무기능만을 전담하겠다면서 탄생했던 특임장관은 폐지됐다.
김용준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정부 조직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청와대 조직개편과 대통령직속 위원회 등이 제외됐다.
인수위는 추후 청와대 개편안 등과 공무원 조직의 구체적인 변화 등을 담은 조직개편안은 확정해서 신속한 시일 내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따라 정부조직은 현재 15부2처18청에서 17부3처17청으로 바뀌게 됐다.
1993년 문민정부가 14부5처14청의 조직개편을 실시했고, 1998년 국민의정부는 17부2처16청으로, 2003년 참여정부는 18부4처16청으로 정부 조직을 불렸다. 2008년 '작은정부'를 지향한 이명박 정부가 15부2처18청으로 조직을 축소개편했지만, 이것이 다시 5년만에 17부 체제의 '큰정부'로 바뀌었다.
정부 조직은 주로 복지를 강조하는 진보정부에서 확대되고 시장을 강조하는 보수정부에서 줄어들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보수정부이면서도 복지를 내세우며 정부조직을 늘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실시된 조직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은 조직개편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풀이된다.
신설되거나 폐지, 대대적으로 개편될 부처는 대부분 이명박 정부에서 통폐합을 통해 신설됐던 부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이다. 이는 사실상 옛 과학기술부의 부활로 옛 정보통신부에 해당하는 정보통신기술(ICT)부문까지 흡수한 공룡부처로 거듭날 전망이다.
인수위는 ICT부분을 차관급으로 하되 부처 내에 둘지 별도의 산하기관식으로 둘지는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폐지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위원회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부분을 떼어내고 교육부로 돌아가게 됐다.
김용준 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서 창조과학을 통해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려한다"며 "(미래창조과학부는)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부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시절의 해양수산부도 부활됐다. 해수부가 과거와 같이 부산에 설치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수부가 국토해양부의 해양부분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부분을 흡수하면서 국토해양부는 과거 건설교통부와 유사한 국토교통부로 농림수산식품부는 농림축산부로 각각 이름을 바꾸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식품부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옮겨져 국무총리실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된다.
경제부총리제의 부활도 눈에 띈다.
현재 기획재정부의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임하게 되며, 경제관련부처를 총괄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는 ICT부문을 떼어주는 대신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업무를 이관받아 산업통상자원부라는 대형 부처로 개편된다.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에서부터 국내대책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기능을 하게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외교부로 이름을 바꾼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관리총괄부서라는 기능강화와 함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꾼다. 식약청이 식약처로 승격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임장관은 5년만에 폐지된다. 특임장관이 맡았던 정무기능은 각 부처장관이 정무기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인수위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2개 부가 신설되지만 정부조직이 불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민봉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간사는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2개 장관직이 늘었지만 장관급이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폐지됐기 때문에 장관급 인사 수는 예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