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5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금융당국 조직개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위원회의 바람이었던 '금융부' 신설이 무산되면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현 체제 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 보이지만 더 이상의 개편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큰 틀의 얼개만 나온 것일 뿐 인수위가 추후 개편은 청와대 조직개편 로드맵에 담겠다고 밝힌 만큼 2차 개편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개편이 2라운드에 돌입할 경우 우선 금융위의 역할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초 금융위는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기능을 흡수해 금융위가 국내외 금융정책을 모두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에서 인수위가 기재부가 국제금융을 담당하고 금융위가 국내금융을 맡는 현 금융정책 체계를 유지한다고 분명히 밝혀 금융위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인수위 내부에서 금융위의 법 제정 권한을 기재부에 넘기거나 금융공공기관을 감독하는 산업금융과를 기재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금융위의 권한이 크게 약화돼 조직 위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경제부총리가 5년 만에 부활하면서 기재부에 힘이 실리게 된 만큼 금융위의 권한이 줄어들고 그만큼 기재부 역할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조직 변화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부분을 분리해 별도의 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인수위에서 여전히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가 중요해지고 있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강화하는 방향은 생각해볼 수 있지만 금감원을 둘로 나누는 것은 큰 혼란만 초래할 뿐 금융시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인수위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논평을 내고 "현 정부 출범 때 만들어진 금융감독기구 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너무나 크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금융감독기구 체계 개편을 위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 '금감원에서 독립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 설치', '기재부의 국제금융정책과 금융위의 국내금융정책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