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용등급, 9년만에 강등

외환보유고 바닥나자 'BBB+'에서 'BBB'로..등급 전망도 '부정적'

입력 : 2008-12-10 오전 6:13:0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러시아가 선진 주요 8개국(G8)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외화표시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신용등급은 9년만에 처음으로 하향 조정됐다. S&P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했다.
 
S&P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이유로 러시아의 자본유출과 더불어 급격한 '디플레이션(자산가치 하락)'을 꼽았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제유가가 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루블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루블화를 매도하고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현상도 늘어 자본 이탈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11월 한달 동안 빠져나간 자금규모는 무려 143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두 차례나 금리를 인상하는 등 총력을 다했지만 이같이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하락을 막으려다 외환보유고를 축냈고 이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신용등급 강등은 다시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우려가 있다고 S&P는 지적했다, 
 
S&P는 지난 10년간 유가상승을 반영해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8계단이나 올렸지만,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자 신용등급을 낮추기 시작했다. S&P는 러시아의 내년 경상적자 규모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6%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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