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정수장학회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MBC와 부산일보 지분을 매각하려한다는 계획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최모 기자가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고흥)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이모 부장 등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해 보도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최 기자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지난해 10월8일 최 기자로부터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통화하던 중 MBC관계자들이 찾아오자 최 기자와 통화를 마치고 휴대폰을 탁자 위에 놓아둔 채 대화를 시작했다.
검찰 조사결과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치 않은 최 이사장은 통화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아 휴대폰이 켜진 상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최 기자는 자신의 휴대폰 녹음 기능을 이용해 약 1시간 동안 최 이사장 등의 대화내용을 청취하고 녹음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기자는 같은 달 13일과 15일, 대화내용을 바탕으로 정수장학회가 소유중인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 부산·경남지역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재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MBC는 최 기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기자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직접 청취, 녹음한 후 기사화한 사안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다만, 전문적인 도청장비를 활용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 구공판 처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