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법조인 출신이 첫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는 새 총리 후보로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 조무제, 안대희 전 대법관, 목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법조인 출신 후보들은 새 정부의 첫 총리로서 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대부분 검증된 인물로,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가능성이 적어 첫 출발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 '대법관급' 인사들 거론..두터운 신망과 중량감 '장점'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법조인 출신 후보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들이고, 각자 조직에서 큰 신망을 얻었던 인물들이다.
충북 진천 출신의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은 법원 내부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면서 법원행정처를 거치며 행정경험을 갖췄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선관위원장을 지내면서 지난 총선과 대선을 별다른 잡음 없이 무난히 관리했다는 평도 듣고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의 조무제 전 대법관은 현재 동아대 석좌교수를 맡으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조 전 대법관은 1993년 첫 공직자 재산공개 때 6400만원을 신고해 화제가 됐고, 1998년 대법관으로 취임할 때도 전 재산이 7000만원에 불과해 '청백리'의 상징으로 불렸다.
경남 함안 출신의 안대희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맡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를 진행해 '국민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검찰 내부에서 상당한 신망을 얻고 있는 안 전 대법관은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위원장을 맡으며 박 당선자와 호흡을 맞춰봤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경기 안성 출신의 목 재판관은 여러 인연으로 박 당선인의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초 목 재판관은 헌재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바탕으로 가장 강력한 헌재소장 후보로 올랐으나 이동흡 후보자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법조계와 인수위 주변에서는 목 재판관이 더 '중요한 임무'를 맡기 위해 한걸음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인사청문회서 낙마 가능성 낮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법조인 출신 후보자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대법관 임명과 중앙선관위원장 임명 당시 모두 2번의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통과했다.
정치자금 수사로 정치권을 뒤흔들어놨던 안 전 대법관 역시 어렵지 않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으며 목 재판관도 당시 최종 낙마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지명절차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무사히 검증을 마쳤다.
조 전 대법관은 1998년 대법관에 임명돼 2000년 16대 국회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관에 임명되고 나서도 원룸에서 생활하는 등 '딸깍발이 판사'로 불릴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해온 조 전 대법관에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 역대 법조인 출신 국무총리는 누구?
역대 정부는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이 필요할 때, 중량감 있는 법조인 출신 국무총리를 임명해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김영삼 정부 시절, 우루과이 라운드로 인한 쌀시장 개방으로 임명된지 10개월만에 물러나야했던 황인성 전 총리를 대신해 구원투수로 나선 인물은 대법관 출신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였다.
김영삼 정부는 또 서울대학교 법학 교수 출신인 이수성 전 총리를 기용해 정권 막바지 운영을 맡기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법조인 출신 총리는 이한동 전 총리와 김석수 전 총리가 있었다. 검사 출신의 이한동 총리는 대선 당시 DJP 연합에 따른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몫의 총리였다.
하지만 대법관 출신의 김석수 전 총리는 정권 마지막 총리를 맡으며 안정된 국정운영을 주문받아 '정치적 역할'을 맡은 이 전 총리와는 역할이 달랐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인 김황식 총리는 '관리형' 총리로서 정권 마지막을 부드럽게 관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