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정일재 LG생명과학 대표는 21일 정부의 혁신형 인증 사업과 관련, "이렇게 많은 제약사를 선정해 놓고 어떤 방법으로 지원을 할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LG생명과학 중장기 성장전략 설명회' 직후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솔직히 몇 군데 혁신형 제약사가 선정될 지도 모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43곳의 혁신형 제약사를 선정 발표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제약사를 선정하다 보니 ‘혁신형 인증’ 의미가 퇴색됐다는 얘기다.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이 지난 21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LG생명과학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혁신형 인증’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정책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도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인증 초기만 해도 연구개발(R&D)지원, 세제지원, 약가우대 등 여러 (지원) 정책을 발표했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지원도 못 받고 있다”면서 “(게다가) 신년부터 약가인하 폭도 확대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복지부는 논란이 일고 있는 '혁신형 인증' 취소 기준 가이드라인을 내달 확정, 공포한다.
복지부는 제약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또 다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혁신형 인증 취소 기준을 쌍벌제(2010년 11월)시행 이후부터 소급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제약업계는 혁신형 인증 시점(2012년 6월)부터 적용하자고 맞서고 있다.
탈락한 제약사들은 향후 3년간 인증이 제한된다.
무엇보다 인증이 취소될 경우 해당 제약사는 기대했던 정책적 지원이 사라짐은 물론 이미지 타격 또한 불가피해졌다. 부도덕 기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가 "리베이트 기업으로 낙인 찍힌 채 어떻게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약을 팔 수 있겠느냐"고 말할 정도다.
반면 관행으로만 치부하기엔 우리나라 제약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힘을 받고 있다. 리베이트를 통해 시장의 공정성을 헤칠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 등에 투자할 여력을 리베이트에 치중함으로써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대형 제약사부터 앞장서서 리베이트 근절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6월경 2차 ‘혁신형 인증’ 제약사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