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국의 4분기 GDP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증시를 움직일 여력까지 발휘하지는 못했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앞서 예상했던 7.8%를 웃도는 수치다. 4분기 GDP가 반영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8%를 기록했다.
중국의 4분기 GDP가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으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다소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GDP결과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보려면 외국인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거나 소재, 화학주 등 중국 경기 민감주가 상승해야 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2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6거래일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매수세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상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들의 흐름도 지지부진했다.
화학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0.51%(21.7포인트) 소폭 오른 4246.71에 마감됐다. 코스피지수가 0.69% 상승하면서 대부분의 업종 지수가 상승했고, 높게는 2~3% 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철강금속업종과 기계업종 등 소재주도 각각 0.69%, 0.21%를 기록해 상승세가 미미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중국의 개선된 4분기 GDP결과에도 움직이지 않은 것은 이번 결과에 대한 예측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시장이 이미 GDP 발표를 앞두고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부터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며 "이에 따라 4분기 GDP 결과도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 반영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의 위치가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석현 KTB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예전과 달리 국내 증시가 중국 모멘텀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중국이 경기 회복에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보다는 미국의 동향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부채한도 상향 이슈가 소비 심리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며 "미국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