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노믹스'에 무너진 현대·기아차..회복 방안은?

금통委 기준금리 인하가 '묘수'..생산 강화 노력
한국 기업..에 '무방비'

입력 : 2013-01-23 오후 2:12:11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지난달 하순 취임한 일본 아베 총리가 자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엔저 정책'을 내세운 지 한달도 채 안돼 국내 기업에 불똥이 튀었다.
 
국내 1위 자동차 업체이자, 세계 5위 완성차 기업인 현대·기아동차의 시가 총액이 하락한 것.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화 약세로 타격을 받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시가 총액이 지난 22일 현재 653억달러로, 토요타(1638억달러), 독일 폭스바겐(1066억달러), 혼다(678억달러)에 이어 세계 완성차 업체 4위를 기록했다. 
 
이중 현대차의 시가 총액은 445억달러, 기아차가 207억달러다.
 
◇현대·기아차가 아베 노믹스 본격 시행 한달도 안돼 시가 총액에서 완성차업계 4위로 밀렸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로존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여전히 해외 시장에서 성장하며 같은해 5월과 6월에는 폭스바겐과 혼다를 누르고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섰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일명 '아베 노믹스'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시가 총액 하락이 엔화 약세 등 환율에서 비롯돼 확실한 실마리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등은 최근 아베 총리의 환율 정책을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으나, 자국의 기나긴 불황의 늪을 헤쳐 나오기 위해 아베 총리는 앞으로도 더 강력한 환율 정책을 구사하겠고 강조했다. 당분간 일본발(發) 경제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현재 그룹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확실한 해결책이 없다"면서 종전 환율 문제가 불거질 때나다 실시한 현지 생산 강화 방안을 대책으로 꼽았다. 
 
여기에 국내 수출 기업들은 주요 국가들이 일본에 맞대응하기 위해 양적 완화를 실시할 경우 아베 총리도 다소마나 엔저 정책을 수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데 희망을 품고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김승현 부장은 금통위의 금리 추가 인하를 아베 노믹스 방어책으로 꼽았다. 사진은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금통위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환율이 시장 원리에 의해 결정되기는 하지만 금융 당국이 내수 경기 활성화와 우리 기업 보호 차원에서 환율 시장에 개입, 원화 강세 현상을 완화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정도다.
 
김승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현재 상황에서 기업이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은 속도 조정이 필요한 만큼 단시간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이나 주요 국가처럼 양적 완화를 실시할 수 도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올해 원-달러 환율을 1050원 선에서 방어할 수 있어 다소나마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강력한 지원으로 일본 토요타가 올해 완성차 업계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듬해 완성차 업계 세계 1위에 올라선 토요타는 같은 해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로 2011년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자리를 다시 제너럴모터스(GM)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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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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