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시공한 이순신대교 모습.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이스탄불 보스포러스해협의 교량 건설공사를 놓고 우리나라 건설사인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펼친다.
터키 정부는 2023년까지 랍세키(Lapseki)-겔리볼루(Gelibolu) 간 교량 건설을 계획 중에 있다.
이번 보스포러스 교량은 차낙칼레(Canakkale)-테킬다으(Tekirdag)-크날르(Kinali)를 지나는 발르케시르(Balikesir) 고속도로 사업의 일환으로 약 8000억원을 투입해 3623m 터키 최장 길이의 현수교(주탑을 연결하는 케이블에서 늘어뜨린 강선 와이어에 상판을 매단 교량)로 지어질 예정이다.
특히 교량이 개통되면 유럽 및 트라키아 지역과 아나톨리아를 잇는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통과의 새로운 대안책이 되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이번 현수교는 왕복 6차선으로 지진에도 내구성이 강하도록 설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4개의 건설사가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현재 대림산업과 현대건설만이 참여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수주경쟁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도 이번 사업이 '건설-운영-이전(BOT)' 방식으로 건설될 계획인데다 사업규모가 상당히 커 추가 경쟁사의 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수주전은 우리 건설사만의 대결구도인 2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대림산업은 최근 이순신대교(위 사진) 완공을 통해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긴 현수교를 만들어냈으며, 현수교 공사에 있어 100% 기술 독립을 이룬 만큼 이번 수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수교를 지은 건설사로서 추가 연구 개발을 통해 세계 최장 주경간 현수교 시공에 도전할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그간 현수교와 사장교(주탑에서 케이블을 직접 내려 각각의 교량상판을 연결해 지지하는 공사방식) 등 교량 시공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이번 수주가능성 역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대부분 중동과 플랜트라는 특정 지역, 특정 공정에 치중돼 있던 해외수주에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이스탄불-테킬다으-차낙칼레 교통로의 운송, 운영비와 이동시간이 절약되는 중요한 사업이 우리 건설사에게 맡겨진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우리 건설사들의 교량 건설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 우리 건설사만의 독창적인 설계 디자인과 첨단공법 개발 등으로 세계 교량 수주 경쟁력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