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中企 목소리 '듣기만'했다..여전히 '불통'?

참석자들 "대책 마련에 대한 의지표명조차 없었다" 성토

입력 : 2013-01-24 오후 4:08:15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빼주겠다며 현장 애로사항 파악에 나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해 여전히 '소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했지만, 단순히 듣기만 했을 뿐 적절한 대책에 대한 의지표명 조차 하지 않으면서 '보여주기식 행사'로 추락했다는  평가다.
 
이날 간담회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당초 인수위 주재로 오후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기자 브리핑도 돌연 취소됐다.
 
24일 중기중앙회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첫 현장행보로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150여명이 넘는 소상공인 및 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전통상인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간담회가 열렸다.
 
식품공장과 물류회사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2007년 보증을 잘못 선 뒤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신용회복을 하고 난뒤에도 대출이 불가능했다"며 "신용보증기금의 대출관련 판단 기준을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 에 대해 정부의 공동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터팬 증후군을 치료하는 '중견기업 지원제도'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견기업 또한 중소기업청과 같은 전담 지원기관을 만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인 퇴출과 재기가 자유롭도록 종합 원스톱 기관 구축 ▲소규모 문구 소매업체 경영 활성화 방안 ▲하도금대급 지급 보증제도 실효성 제고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 근절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 ▲적합업종제도 실효성 제고 ▲대기업 인식변화와 벌칙적 배상제도 필요 등 다양한 업계의 애로사항과 고충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현장에 대한  인수위의 반응은 수동적이었다는게 참석자들의 일성이었다.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 표명도 없이 2시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단순히 '듣기'만 했다는 것.
 
당초 오후 1시로 예정됐던 기자 브리핑의 갑작스런 취소에 대해서도 인수위측은 "따로 할 말이 없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고 중기중앙회는 전했다.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며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박근혜 당선자를 비롯 인수위의 첫 현장 행보가 중소기업중앙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실망스럽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왼쪽부터) 이현재 인수위제2분과간사, 진영 인수위원회부위원장, 김기문 회장, 서승환 인수위원
 
행사에 참석한 한국곡물도소매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행사시작할 때 모두발언에서 짤막하게 인수위가 발언을 했을 뿐,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던지 의지를 표명한 발언은 따로 한 적이 없었다"며 "중소기업인들이 평소 가졌던 애로사항들을 현장에서 앞다퉈 얘기하기 급급해 다소 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한 택배업체 대표는 "인수위가 잘못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며 "현장에서 많은 목소리를 담다보니 듣는 것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반대의견도 나왔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을 위한 '손톱 밑 가시 힐링센터'를 2월 중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인수위에서도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민관 합동으로 손톱 밑 가시를 뽑기 위한 기구를 발족해야 한다"고 인수위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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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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