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만사형(兄)통', '상왕'으로까지 불린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8)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5750만원이 선고됐다.
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56)에 대해서도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4000만원이 선고되면서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원범)는 24일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이 전 의원 등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7월 대검 청사를 찾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재판부는 우선 이 전 의원이 청탁과 함께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각각 3억원씩을 모두 6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 "금품 공여자인 임 회장 등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으며 객관적 자료와 부합된다"며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또 코오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피고인 스스로가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금을 지급받아 온 경위 등 여러 정황 등에 비춰볼때 이 지원금은 순수한 고문활동비 명목이 아니라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위해 지원된 정치자금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회장이 공기업 민영화 사업과 관련해 돈을 건넸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전 의원의 알선수재 혐의는 무죄로 봤다.
또 "임 회장의 구속수사 기간 중에 정 의원에 대한 금품 공여 진술이 나왔지만,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정 의원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던 임 회장의 태도가 자신의 혐의를 덮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하는 가식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은 유죄, 알선수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주문을 앞두고 "피고인들의 범행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불신을 더욱 가중시키는 행위"라면서 "특히 기업인으로부터 이러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수수는 정경유착으로 인한 국가적인 폐해로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에 따른 국민경제적 부담까지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로서는 적법한 절차의 가치와 아울러 원칙과 정도가 존중되는 진정한 법질서의 회복이 우리 사회의 우선적 과제임을 생각할 때 이 사건에서 이러한 편법과 벌절차의 무시에 대해 엄정한 대처의 필요성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 이상득의 경우 수수한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점, 코오롱 측으로부터 수수한 지원금도 피고인의 적극적인 요구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정두언의 경우 상피고인과 공동범행에서 수수한 3억원에 대하는 그 수령의 실질적 주체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직후 이상득 측 오재훈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형량이 높으니까)당연히 항소해야한다"면서 "아직 제가 결정할 것은 아니고 내일 (이상득 전 의원과)특별면회가 있으니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2007년 12월 중순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경영관련 업무에 대한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200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매월 250만원~300만원씩 모두 1억575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정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7년 9월12일 3000만원을, 2008년 3월에는 1억원을 받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검찰은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추징금 7억5000여만원,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1억4000만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