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1991년 지방자치법 개정과 1995년 첫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본격화된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이 박근혜 정부들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논의가 전무한데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에서도 지방자치부분은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25일 인수위와 지자체에 따르면 지자체 관계자들과 지방분권 전문가들이 최근 인수위에 잇달아 방문해 지방자치발전 문제를 새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자체에서는 인수위의 조직개편 방향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인수위는 박근혜 당선자가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의미를 반영, 정부 조직개편안에서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꾸기로 했다.
이 경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행정자치부'가 MB정부에서 '행정안전부'로 바뀐데 이어 사실상 지방자치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난다는 것이 지자체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에는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경북지방분권협의회, 강원지방분권위원회 등 지방분권 관련 단체들이 인수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앞에서 지방정책 실종을 규탄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성명서를 통해 행정안전부 명칭 변경시 '자치'를 포함할 것을 주장했으며, 23일에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안정행정부 명칭에 '자치'를 넣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배광덕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은 "박 당선인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자치와 행정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명칭에 '자치'가 사라지면서 이에 따른 역할 축소와 지방자치의 후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자체는 지방분권에 부정적인 기획재정부가 부총리급으로 위상이 격상된 점도 불안해 하고 있다. 재정부는 국세 비중을 줄이고 지방세 비중을 확대하자는 요구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인수위에 지방자치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점도 우려대상이다.
지방분권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인수위에는 지방분권 전문가나 지방분권 논의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정부 조직을 개편할 때 지방분권을 강력히 추진할 기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