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줄었다. 대신 가전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실적 고공행진에 크게 일조했다.
삼성전자는 25일 지난해 4분기 매출 56조600억원, 영업이익 8조84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1%, 89.44% 늘어난 수준이다.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공신은 여전히 무선사업부(IM)였다.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를 전담하는 무선사업부는 4분기 매출 31조3200억원, 영업이익 5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3에 이어 갤럭시노트2가 애플의 아이폰5를 누르고 세계시장을 장악한 결과다.
무선사업부가 여전히 삼성전자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61.54%로 직전 분기였던 3분기(69.33%)에 비해 7.79% 줄었다. 70% 비중을 넘나들던 의존성이 다소나마 완화됐다.
삼성전자는 그간 실적 고공행진에도 무선사업부에 대한 지나친 편중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룹 전체로 눈을 넓히면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이, 또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에 대한 의존성이 컸던 것. “삼성은 스마트폰이 먹여 살린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무선사업부의 비중을 메웠던 곳은 소비자가전(CE)이었다. 가전은 4분기 매출 13조95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을 기록하며 과거 '간판투수'로 복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3분기 3900억원에서 4분기 7400억원으로 2배에 달하는 3500억원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겨울 성수기를 맞아 선진, 신흥시장 모두 LED TV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어간 결과다. 삼성전자는 “LED TV가 전체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 또한 맞아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는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에 역점을 뒀으며,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는 지역 특화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자 눈높이를 맞췄다.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도 불황을 뚫고 제 몫을 해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수요가 감소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용량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이 선두에 서며 시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외 반도체 부문도 치킨게임을 승리로 이끌며 실적에 일조했다. 반도체는 4분기 매출 9조5900억원, 영업이익 1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분기였던 3분기(1조200억원)에 비해 4000억원 늘며 과거 영예를 되찾았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4분기 매출 7조7500억원, 영업이익 1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구성하는 4개 사업부문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