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애플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다.
올해 업황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이 예상되는 데다 실적의 견인차였던 애플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대신, 태블릿PC용 IPS 패널, 편광필름패턴(FPR) 방식 3D TV패널 등 차별화 제품의 매출 비중을 늘리며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8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모바일, 태블릿PC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패널을 합칠 경우 31%로 TV용 패널(43%) 다음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태블릿PC 패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제품별 매출 비중(출처=LG디스플레이)
태블릿PC는 지난 2011년 9%를 차지하며 패널 가운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았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TV 다음으로 매출이 높았던 모니터(16%)를 추월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패널 업체 가운데 애플 내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아이패드 미니용 패널 점유율이 무려 7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태블릿PC용 패널의 매출이 늘었다는 얘기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의 25% 이상을 애플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수익 가운데 70% 가량이 애플과의 사업에서 창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3일(현지시간) 애플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4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463억3000만달러에 비해 17.5% 증가했다. 외형적으론 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치인 547억3000만달러를 밑돌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익기여도가 높은 애플의 모바일, 태블릿PC 시장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애플에 대한 높은 점유율은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기 때문에 올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차별화 제품의 화두는 고해상도, 대면적화, 토탈솔루션으로 요약된다"면서 "IPS와 3D FPR, WRGB 방식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패널에서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애플 의존도에 대한 대내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의 55
% 였던 차별화 제품의 매출 비중을 올해는 70%까지 확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애플의 경쟁력 약화에 대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패널의 출하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UHD(초선명) TV와 풀HD 스마트폰, 윈도8 등의 터치 패널과 플라스틱 OLED 제품 등에서 시장 선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패널과 차별화 제품에서 모두 점유율을 늘려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애플 내 패널 비중을 방어하며 아마존과 구글 등 태블릿PC 패널의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