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전날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결과와는 상관없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실적보다는 업황 등 향후 전망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 것으로 해석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034220)는 전일 대비 700원(2.45%) 내린 2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디스플레이가 달성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주가 반응이 부합하지 못했다.
전날 장이 마감된 후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7.5% 증가한 58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하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실적보다는 '애플 쇼크'가 더 크게 작용했다. 시장이 지나간 실적보다는 다가올 전망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주요 거래선을 애플로 두고 있기 때문에 애플 동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황재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어제 애플의 지난 4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회사가 내놓은 1분기 실적 전망치도 좋지 않았다"며 "이같은 실망감에 LG디스플레이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아이폰 수요의 감소로 올해 1분기 이익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분기부터는 고객사를 다변화하면서 '애플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말부터 TV신제품이 출시되고 패널 가격도 비수기에서 벗어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2분기부터 업황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22조72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7% 감소한 1조8300억원이었다.
기아차의 4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1% 하락한 4042억원을, 매출액은 2.9% 증가한 11조2770억원을 기록했다.
안상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이날 주가에 소폭 반영됐다"면서도 "그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올해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라고 말했다.
4분기 실적과 마찬가지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향후 전망 역시 비관적이다. 엔화 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일본산 자동차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보다는 기아차의 실적이 더 불리할 것"이라며 "기아차의 수출 비중이 높고 해외 생산 비중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이미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발표됐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가 시장을 놀라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만6000원(2.48%) 내린 14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