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생산·투자지표가 전월보다 개선됐다. 광공업생산은 4개월 연속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지표상승세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은 영상음향통신·반도체 및 부품 등의 제조업 상승세에 힘입어 전년동월보다는 0.8%, 전달보다는 1.4% 각각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9월 0.8% 상승세로 돌아선 뒤 10월 0.7%, 11월 2.6%, 12월 1.0%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공장 돌리는 속도를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8.4%로 전달보다 0.9%포인트 상승해 넉 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제조업 재고와 출하 비율인 재고율은 재고가 감소하고 출하가 증가하면서 전달보다 3.7%포인트 하락한 110.0%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 역시 전달보다 0.1%, 전년동월보다 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는 0.8%, 전년동월보다는 0.3% 늘었다.
지난달 투자지표도 개선됐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감소했지만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증가해 전달보다 9.9% 증가했다. 기계수주도 공공·민간부문이 모두 증가해 전달보다 10.6%나 늘었다.
건설투자 역시 건설기성이 건축·토목투자 모두 증가하면서 전달보다 5.8% 증가했다. 다만 건설수주는 주택, 철도 등에서 감소해 전달보다 22.4% 감소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광공업·서비스업생산, 건설·설비투자 등 생산·투자지표가 전달보다 개선됐다"며 "특히 IT업종의 시스템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광공업 생산증가를 견인하고, TV 송출방식 전환(아날로그→디지털)이 LCD TV 등의 생산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는 증가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줄어 전달보다 1.1%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5% 증가했다.
이 과장은 "소매판매는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다소 부진했다"며 "한파와 잦은 폭설로 대외활동이 위축되면서 소매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현재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모두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0.4포인트 올라 경기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를 알렸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경기가 개선되는 조짐이 있다"면서도 "수출이 성장을 주도해야 하는데 아직 회복이 확인되지 않았고,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올해 수치를 통해 확인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도 "일부 대내외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유로존 등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스크요인 관리를 강화하고 설비투자 회복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