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일방주의 국정 운영이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29일 차기 대통령으로서 박 당선자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대변인을 통해 특사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천신일 등 측근들을 특별 사면했기 때문이다.
특사가 있은 후 박 당선자는 대변인들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일이다. 이번 특사에 대한 책임은 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특사 문제는 박 당선자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다. 이달 초 특사 소식이 나왔지만 박 당선자는 침묵을 지켰다. 박 당선자가 특사를 방임했다는 비판 여론은 커졌다.
박 당선자가 특사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이유는 현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자는 ‘안정’을 강조해왔다. 인수위에도 전 정부의 흠을 잡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데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의 일방주의는 인사에서도 문제를 일으켜 향후 국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9일 김용준 총리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아들 병역 면제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 정부의 총리 후보가 인사 청문회 전 사퇴를 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초유의 사태는 박 당선자의 인사 시스템에서 이미 예견됐었다.
박 당선자는 측근들과만 인사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대변인, 인수위원장, 총리 후보를 발표할 때마다 박 당선자는 철저한 보안을 강조했다.
다양한 부문에서 후보자를 검증할 경우 누설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깜깜이 인사’에서 미리 철저한 검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인사 스타일이 유지될 경우 언론 검증 과정에서부터 낙마하는 제2, 제3의 김용준이 나타날 수 있다.
총리 후보자 낙마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내각 인선이 늦어지는 것이다.
박 당선자는 총리 후보 인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장관 인사 등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인수위 일정이 과거보다 열흘 이상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박 당선자가 미래창조과학부 등 새 정부 조직을 열지도 못하고, 이 대통령 시절 장관들과 국정을 시작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박근혜 당선자(우)가 김용준 인수위원장(좌)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