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닷새만인 지난 29일 전격 사퇴하면서 세간의 눈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게 쏠리고 있다.
김 후보자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당시만 해도 법조계의 추앙받는 큰 어른이며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두 아들의 병역혜택 의혹과 땅투기 의혹 등 여러 의혹이 터지자 곧바로 후보자직을 던졌다. 빗발치는 의혹과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시기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러나야할 때 스스로의 판단으로 질질 끌지 않고 물러났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국무총리 후보에서 사퇴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왼쪽)과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반면,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이 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침묵하고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은 30여개가 넘는다. 그는 인사청문회 시작 전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근거없는 억측'이라며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정작 해명된 것은 거의 없다. 청문위원 중 여당의원들도 이 후보자의 모호한 답변과 태도를 질타했다.
헌법재판소에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의 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한발 물러서있던 청와대에서도 이 후보자의 사퇴를 종용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사법정의에 대한 배신'이라는 특별사면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청와대로서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카드를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 잘못된 지명이었다는 것을 자인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현재로서는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낼 거라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이 후보자 지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당선자로서도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바라는 눈치다. 이 후보자가 끝까지 버틴다면 헌법 기관인 헌법재판소 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이 후보자는 아직 침묵하고 있다. 언론과의 전화접촉도 끊은 상태다. 경기 성남에 있는 자택에서 두문불출한다는 소문이 있는가 하면 제3의 장소에 칩거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대통령도 당선자도 이 후보자에 대해 이미 마음을 돌린 것 같다"며 "김 후보자의 사퇴가 이 후보자가 용단을 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