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청산자산 담보 ABCP 발행에 대한 코레일의 입장이 강경해 당장 오는 3월12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기업어음 이자 59억원의 납부가 힘들게 됐다.
특히 지난 2007년 자본금 1조원으로 출범한 용산사업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의 운영자금이 5억원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음주 중 이사회 개최.."자금 마련 쉽지 않을 듯"
실제 드림허브는 31일과 오는 2월1일 이사회를 개최해 자금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었지만 소집이 또 다시 연기했다.
현재 드림허브는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이사회 소집일과 세부 안건을 논의 중이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이사회가 소집될 예정"이라며 "코레일이 ABCP 발행을 반대한다면 사실상 용산사업은 파산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코레일의 자세가 워낙 강경하다.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ABCP 발행 결정이 통과되더라도 담보 제공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자금관련 발표는 AMC의 일방적인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며 "지난 2010년 랜드마크빌딩에 1차 계약금 4342억원을 지급한 상황에서 추가 부담을 지는 건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주주들의 이해득실 등으로 사업자체가 중단되면서 용산개발 사업은 표류를 넘어 파산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만약 실제 사업이 부도가 나면 2300여 서부이촌동 주민과 기업, 지자체 모두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
◇서부이촌동 주민들, "제2 용산참사 벌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의 경제적 피해도 적지 않다.
실제 사업지 내 대림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최근 경매로 넘어간 집만 30채가 넘는 갔고, 집값도 크게 떨어졌다.
기존 대림아파트 82㎡(구 25평)의 가격이 7억원~8억원 사이를 오갔지만, 현재 아파트 매매가는 5억원~5억4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3억원 정도 하락했다.
M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경매로 넘어갔어도 실제 창피해서 말하지 못한 주민들도 많다"며 "만약 용산사업이 무산되면 여기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며 "지금 여기 주민들은 제2 용산참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중단된 용산사업 재개를 위해 사업 구성원을 변경해 진행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록펠러센터와 영국의 카나리워프 등 실제 해외에 대규모 개발사업 진행에 있어서도 용산역세권개발과 비슷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어찌됐든 국가적으로도 상징성이 있는 사업이고, 주민들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사업의 재개를 위해서 사업 구성원들을 교체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