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198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편의점은 당시 '24시간 영업'이라는 획기적인 영업방식으로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밤 늦게 문을 여는 가게가 거의 없었던 만큼 말 그대로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는 유통채널로 인식됐던 것.
그랬던 편의점이 이제는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신설했지만 최근에는 망망대해 바다 위부터 산꼭대기, 구치소까지 고객의 니즈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편의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차 안에서 주문·결제를 한 번에..CU 드라이브스루 매장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CU 'SK흑석동주유소점'은 국내 1호 드라이브스루(Drive-Thru) 편의점이다.
◇자동차 안에서 주문·결제가 가능한 CU ‘SK흑석동주유소점’.
차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DT(Drive-Thru) 창구는 2곳이다. 입구 쪽 DT1, 출구 쪽 DT2에서 상품 주문과 수령이 동시에 가능하다.
주유기에서도 직접 상품을 주문 할 수 있어 고객들은 주유와 쇼핑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차량 이용객을 대상으로 베이커리, 원두커피 등 먹을거리존을 구성해 다양한 특화 상품을 운영함은 물론 주변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용량 특가 상품까지 타겟팅을 바탕으로 상품 구색에도 변화를 줬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편의점..GS25 덕유산 설천봉 매장
GS25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덕유산 설천봉점'은 무주리조트 내 해발 1500미터 덕유산 설천봉 정상에 위치한 점포로 매장면적은 13.2m²(약4평) 정도며, 40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스키 최상위 난이도 코스를 이용하는 이용객과 등산객이 주요 고객이며 즉석어묵과 찐빵, 컵라면 등의 매출이 높은 편이다.
GS25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도 79.3m²(약 24평)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은 마라도 내 유일한 소매점으로 약 10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GS25 관계자는 "마라도점은 마라도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국내 최남단에 GS25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점포"라며 "소수의 주민과 관광객 편의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 한 복판의 편의점..세븐일레븐 크루즈 유람선 매장
세븐일레븐은 스타크루즈 '제주-평택', '제주-목포' 왕복선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크루즈선 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은 맥주로 전체 매출에서 16.6%를 차지한다. 막걸리도 일반 매장 보다 5배 이상 잘 팔린다. 안주 매출도 전체 매출에서 5.8%나 차지하고 있다.
장시간 배를 타는 만큼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주류와 안주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이 이 매장의 특징이다.
또 배멀미를 줄이기 위한 용도로 껌, 캔디 등도 많이 찾아 이들 제품도 일반 매장 보다 3배 가량 매출이 높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구치소 면회장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음료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된다. 전체 매출에서 음료 비중은 32.5%로 일반 매장에 비해 20% 가량 높은 수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0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면회시간에 가장 빨리 취식할 수 있는 음료와 유음료가 구치소 편의점에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특성 상 판매하지 않거나 매출이 적은 품목도 있다. 술과 담배는 판매하지 않고, 일반 매장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도시락은 판매가 미미하다.
세븐일레븐 서울구치소점은 면회 가능시간(약 9시~16시)에만 영업을 하고 있으며, 면회가 불가능한 휴일 및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