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앞으로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 감독이 강화되면서 고금리 예적금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상호금융조합들이 중앙회에 맡기는 예탁금 금리체계가 고정금리에서 실적배당제로 전환돼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호금융조합에 예탁금이 몰리자 이같은 내용의 상호금융 건전성 감독강화 방향을 공개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말 현재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총자산은 전체 금융권의 13.6%인 450조원, 조합수는 3776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의 비과세 예탁금한도가 2009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되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상호금융의 총수신은 2008년 말 253조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78조원으로 125조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조합 현황(2012년 9월말 기준)
(자료 : 금융당국)
최근에는 비과세 혜택이 2015년 말까지 연장된데다 비과세 상품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수신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상호금융기관별 주무부처가 달라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어렵고 규제의 통일성이 없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호금융기관 이용자 중 상당수가 저신용자인데다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상호금융 이용자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비중은 21%로 은행의 7등급 이하 비중이 8%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의 경우 은행은 51%인 반면 상호금융은 80%에 달하고 있어 건전성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호금융기관으로 예탁금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회 예탁금에 적용되는 금리체계를 고정금리에서 실적배당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상호금융기관들은 늘어나는 예탁금을 감당하지 못해 중앙회에 예탁금을 맡기고 있다. 중앙회로부터 평균 3.5% 내외의 비교적 높은 고정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중앙회의 고정금리를 실적배당제로 바꿔 운용실적에 따라 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김영기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장은 "단위조합들이 중앙회에 돈을 맡겨도 높은 금리를 받지 못한다면 자금 운용이 마땅치 않은 조합들은 결국 예금자들에게도 낮은 금리를 지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리가 낮아지면 지금처럼 상호금융기관으로 예금이 몰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상호금융기관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도 도입된다.
현재 금감원과 각 중앙회가 3700여개의 단위조합을 감독해야 해 사실상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는 중앙회가 단위 조합을 상시감시하되 금감원은 분기별로 잠재리스크가 있는 조합을 별도로 선정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회가 분기별로 중점관리조합 명단, 검사·상시감시 결과 등을 금감원에 보고하면 금감원은 중앙회의 단위조합 감독업무를 점검하고 지도하는 방식이다.
상호금융기관의 소관부처간 정책공조도 강화키로 했다.
소관부처가 달라 동일한 규제 적용이 불가능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이밖에 오는 7월부터 상호금융기관의 건전성 분류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은행수준까지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외부감사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상호금융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보다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세부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도 이번 추진방안에 맞게 감독강화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