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대형건설사 외형성장의 명암..'순이익감소 경계'

입력 : 2013-02-02 오전 10:54:40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앵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2012년 경영실적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일부 건설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원나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원기자,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현대건설을 비롯한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 경영실적을 내놓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5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 시평순위 상위 업체인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성적표를 공개했는데요.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견조한 실적이다 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늘어난 외형에 비해 순이익 규모는 감소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연 매출 10조를 넘어선 건설사부터 자세한 수주실적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업계 맏형이라 불리는 현대건설입니다. 해외 플랜트를 비롯한 국내외 전력 및 계열회사 매출 증가로 3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에는 건설경기 불황속에서도 수주 증가를 이어가며 연 매출 13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현대건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3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7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수주는 21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7% 증가했는데요. 지난해 1월 아프리카 발전소 증설 공사를 시작으로, 사우디 변전소 건설과 대형 알루미나 제련 공장, 카타르 고속도로, 쿠웨이트 해상교량 등 굵직한 공사를 연이어 수주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중동,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한 46조220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건설사들이 있다는데 어떤 업체들인가요?
 
기자: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조 클럽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해외 플랜트사업 호조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6년 이후 7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11조4400억원, 전년 대비 23.1% 상승했습니다. 지난 한해 아랍에미레이트 카본 블랙 시설과 카자흐스탄 발전사업 공사 등을 따내면서 국내외에서 13조원의 수주를 기록,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9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10조25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1년 수주한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와 필리핀 페트론 정유공장 등 대형 사업에서 기성금이 꾸준히 들어왔고, 계열사인 대림자동차, 대림C&S, 오라관광 등의 경영여건도 개선되면서 긍정적인 실적을 거뒀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석유화학사업부는 이익률이 높은 화학제품 판매증가로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3041억원을 기록했으며, 석유화학 계열사인 여천 NCC가 대림산업에 1500억원을 배당한 것도 이익 증가에 보탬이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대형건설사 해외수주가 대부분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갈렸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대형건설사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해외 매출이 지속 증가하면서 몸집은 커지는 반면 수익성에서는 서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건설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평균한 결과, 주식시장에 상장된 7개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개 건설사들의 매출액은 81조62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조6040억원으로 8%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각 건설사별 순이익과 영업이익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삼성물산은 순이익 4600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으로 각각 약 14%, 60% 늘었습니다. 대림산업 순이익도 4900억원으로 15.3%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890억원으로 12% 증가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 순이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1.3% 증가한 5200억원, 16.9% 증가한 73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반해 현대건설 순이익은 5600억원으로 업체들 중 가장 큰 규모지만, 1년 전보다는 18% 줄어든 수칩니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2100억원으로 30% 가량 하락했습니다.
 
GS건설의 지난해 순이익도 2600억원 수준으로 38% 감소했으며, 현대산업개발 순이익은 770억원으로 65%나 급감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각각 3200억원, 1800억원으로 47%, 54% 감소했습니다.
 
앵커: 그랬군요. 지금까지 지난해 건설사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역시나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주택사업의 수익성 하락입니다.
 
수익성이 하락한 업체들 대부분이 500억원 안팎의 주택관련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우건설의 경우에는 지난해 성공적인 분양성적과 해외사업 수익성의 증가세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하락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2700억원 규모의 노량진 본동 재개발 사업 PF 대출을 재개발조합 대신 대우건설이 변제하는 과정에서 6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500여억원의 도곡동 오피스 손실 등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종합해보면 커진 몸집에 비해 내실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플랜트사업이 매출성장을 견인했다면, 침체된 주택사업은 여전히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네, 원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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