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정해훈기자] 제과제빵, 외식에 대한 적합업종 지정 움직임과 관련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조직논리에 빠져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의견을 경청하고 이에 기초해 합의를 도출해야 하지만 합의도 되지 않은 사안을 꺼내면서 대기업 규제 일변도로 몰아부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대기업측 한 관계자는 "경기 부진과 양극화 지속으로 골목상권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양보도 하고 합리적 대안을 내놓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대방은 무조건 안된다 식이어서 합의가 어렵다"며 "특히 동반위가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하려 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동반성장위원회 제20차 위원회가 반포동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렸다. 유장희 동반위 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반위는 이에 대해 기업들이 유리한 안을 도출하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위 실무위 안의 강도가 그간 이해당사자 간 합의 도출을 위한 조정협의 내용보다 강력해졌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대통령 당선자가 동네빵집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하고, 인수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법제화하기로 하는 등 자칫하면 동반위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강공 모드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측이 이런 기류를 타고 지나치게 강성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중앙회는 대기업이 아닌 매장이 두 개 이상인 곳을 골목상권으로 하자고 주장하면서 전국 모든 상권을 골목상권으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이며, 대기업이 외식업을 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합의를 도출할 여지가 없다.
또 대한제과협회도 동반위의 마지막 조정협의에서 기존 상권은 동결, 신도시·신상권에서만 2% 매장 수 증가 허용안에 합의하는 분위기였으나, 동반위 실무위가 더욱 강력한 안을 내놓은 뒤 '대기업의 사업 축소'로 방향을 선회했다.
동반위가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조정을 포기하고, 새정부 출범 전에 성과를 내겠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위도 자신의 조직논리 등 고충이 있겠지만 합의를 유도하기보다 짜여진 각본으로 서두르는 인상을 받는다"며 "기업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인데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있는 직원도 줄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